청년이 무엇으로 자기 길을 깨끗하게 하리이까? 주의 말씀에 따라 자기 길을 조심함으로 하리이다.
(시편 119편 9절)
이 사이트에서 재창조론 이야기가 처음은 아니지만 최근에 다시 거론되는 이유는 최근 많은 분들이 혼란을 겪으며 궁금해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주제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같은 성경 신자들끼리 더 큰 차원에서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나중에 또 꺼내기보다는 말이 나온 김에 조금 더 써 봅니다.
저는 이미 재창조를 믿지 않는 것이 저서를 통해 널리 알려진 사람입니다. 그리고 과학자는 아니지만 창조과학의 많은 문헌을 보며 설명하고 전달한 사람으로서 이 문제에 대해 책임도 있고, 할 말도 있습니다. 물론 성경을 잘못 보았으면 저서가 아무리 많아도 두려운 마음으로 고치면 됩니다. 성경을 잘못 전달하는 것보다는 그편이 훨씬 나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더욱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이므로 나름 깊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 글은 재창조를 믿는 분들의 생각을 바꾸고 강요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분들도 더 제대로 믿기 위해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압니다. 다만 무엇을 믿든지 서로 타당한 근거들을 가지고 접근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재창조든 6일 창조든 친한 분이나 존경하는 지체가 다 그것을 믿으니 자신도 친근함을 느끼고 서로 인정해주는 그런 이유는 아니었으면 합니다.
저에게는 재창조 관련 서적 자체가 없었는데, 최근에 얻은 자료 중 게인스 존슨이라는 분이 쓴, 창세기 간극 이론의 비판을 재반박한 책이 있습니다. 워낙 다양한 재창조 주장 논리를 모두 소개할 수는 없어 이분의 소책자를 위주로 썼습니다. 재창조를 믿는 또 다른 분들의 견해와 다른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이분은 젊은 지구 지지자들에게 독설에 가까운 비방을 하고 있어서 조금 불편했습니다만, 내용만 가지고 몇 가지 주제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라킨
클라렌스 라킨은 훌륭한 성경 해설가이며 그의 그림들은 직관적인 시각화로 많은 이들의 성경 이해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성경에 100% 다가간 사람은 없습니다. 라킨이 재창조를 믿고 가르쳤다고 그것이 진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http://www.chartgeek.com/wp-content/uploads/2011/08/charles-larkin-1.jpg
이 링크에서 보듯이 라킨은 주의 천사를 날개가 있는 존재로 그렸습니다. 그러면 천사는 날개가 있어야 할까요? 라킨이 틀리고 성경이 맞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그림에서 날개를 지우고 알려야 할 것입니다. 그것을 라킨도 기뻐하리라 믿습니다.
성경의 계시는 점진적입니다. 마지막 때가 되면 지식이 증가한다는 다니엘서의 말씀처럼 지식이 증가하여 거의 모든 것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성경을 파악하는 지혜는 과거의 사람들이 더 깊이가 있고 통찰력이 있을지 모르지만, 명백히 관측되는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일은 후대의 사람들이 더 많이 알 수 있고, 축적된 정보와 발달하는 과학이 더 많이 보여 주므로 성경의 사실성을 믿는 믿음의 근거로 삼을 것들이 많습니다.
라킨은 달이나 화성탐사, 나노기술, 원자 현미경, 베리칩 같은 것을 모릅니다. 그렇다고 그가 부실한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듯이, 그가 창조과학을 자기 가르침에 반영하지 않은 것도 시기상 당연한 일입니다.
존슨은 '젊은 지구 창조론’이 탁월한 세대주의 성경 교사 라킨의 커다란 줄기에서 이탈하는 것이고, 킹제임스 성경의 무오성에 대한 믿음을 이탈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라킨은 신이 아닙니다. 그리고 진짜 이탈은 킹제임스 성경에 없는 것을 장황하게 만들어 '진리'로 칭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2. 진화론
간극 이론 지지자들은 그것이 성경의 단순한 사실을 알고자 하는 것뿐이지, 진화론의 연대와 맞추려는 시도는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 진심은 인정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화석들이 과거 세상의 산물이라고 주장하고, 아담과 이브는 화석더미 위를 걸어 다닌 것이라고 합니다.
6일 창조 이전에 호미니드(hominid), 즉 완전한 인간은 아닌 어떤 존재가 살았다는 것입니다(아담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최초의 인간임은 인정함).
아무튼 그 호미니드들이 물에 의해 멸망을 받았고, 그때의 세상이 심판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의 화석들이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왜 많은 화석이 있는데 인간 비슷한 화석은 전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인류 화석은 모두 원숭이와 유인원이거나 완전한 사람이었으며, 호미니드나 유인원에서 진보한 중간 형태는 아니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아담 이전에 있던 인간이 영적인 존재라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인간 화석은 당연히 없겠지만, 죽지도 못하는 존재일 테니 떠돌다가 6일 창조 이후의 세상에서 귀신처럼 사람을 거처로 하고 산다는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의 영이 하나님께 돌아가듯 멸망으로 인해 모두 회수된 것일까요? 육이 없는 영적인 존재면 천사와 비슷한 상태인데, 그들에게 땅과 식물과 다스릴 다른 동물이 필요했는지... 왜 그들 때문에 애먼 동식물과 땅이 저주를 받아야 했는지 알 수 없는 의문뿐입니다.
3. 성년현상
간극 지지자들은 재창조론이 지금의 화석과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법 등에 잘 부합된다고 말합니다. (물론 이 연대측정법은 가장 나은 방법이지만 오류가 많아 모두에게 받아들여지지는 않고 있는데요...) 오래전에 묻힌 것으로 보이는 화석 등의 긴 연대가 6천년 이전을 말해준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해와 달과 모든 동물은 6일 동안 창조된 것이 맞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태양은 6천년짜리로 보이나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차피 성경의 창조는 '성년 현상' 없이 세상의 과학에 부합될 수 없습니다.
존슨은 우주도 6천년이 맞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수십억 광년 걸려서 다른 별에서 오는 빛은 언제 창조된 것입니까? 이것을 믿으려면 그들이 거부하는 젊은 지구론을 믿는 것과 똑같은 믿음과 근거가 필요하므로 재창조가 지구의 상태를 더 잘 설명한다는 말은 별 효력이 없습니다. 빛의 속도와 우주론에 대해서는 예전에 쓴 적이 있습니다만, '주께서 정하신 달과 별들을 내가 깊이 생각하오니'라는 구절(시 8:3)처럼 이미 인간이 느낄 수 있도록 주신 것입니다. 물론 간극 지지자들도 성년현상을 인정합니다. 그러므로 "긴 연대를 지지하는 증거가 지구에 많으니 이것이 재창조의 증거가 된다"는 설명에는 어폐가 있습니다.
그런데 또 존슨은 그 옛 세상에 (지금 화석으로 나타나는) 생물들이 있었을 테니 하늘에 햇빛과 구름과 밤하늘의 별이 왜 없었겠느냐고 합니다. 그러면 그때도 지금과 그리 다를 바 없는 세상인데, 하나님이 다 멸하시고 해와 별 등 모든 것을 다시 만드신 것이 됩니다.
4. 공룡과 인간
계속해서 존슨은 과거의 세상에서 인간과 공룡이 함께한 것이 아니라, 공룡이 멸종하고 한참 후에 아담 이전의 인간인 유인원이 번성했다는 설명을 합니다.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진화론의 이야기와 같은데요, 유인원이 현존하는 하나의 동물인데, 그런 것이 과거 세상의 인간이었다면 모순입니다. 그러면 인간은 6일 창조 이전에는 동물이었다는 뜻이 됩니다. 그런 세상이 있었더라도 그것은 그저 유인원입니다.
그러나 인간과 공룡은 분명히 공존했고, 함께 찍힌 발자국 화석은 유인원이 아닌 우리와 같은 인간의 것이었습니다. 역사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공룡에 대한 기록과, 그림과 조각을 남겼습니다. 움직일 수 없는 많은 증거들이 있으며, 공룡은 20세기에도 여러 번 목격되고 포획되었습니다. 심지어 2012년에는 적혈구와 DNA, 피부조직까지 그대로인 공룡의 살점이 발견돼 <추적 60분>의 원조인 <60minutes>에 실험과 함께 소개되기도 했습니다(유튜브에 다 공개됨). 아무리 길어도 100만년이면 단백질이 광물화 된다는 자신들의 과학을 무시하고 진화론자들은 6,600만년 전에 멸종한 공룡의 조직이 그대로 남은 기적이라고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욥기 38장의 '하나님의 모든 아들들’이 인간이고, 이들이 하나님의 원 창조 때 기뻐 찬양을 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그 옛 세상에서 공룡이 창조될 때 인간이 없었다는 주장은 무엇일까요?
5. 다양한 견해
간극 지지자들의 견해는 성경의 여러 구절을 각기 다르게 보기도 합니다. 스코필드 성경은 이미 재창조를 참고용으로만 두고 젊은 지구를 채택했지만 과거에는 예레미아 4장 23~26절을 창세기 1장 2절의 재창조 관련 구절로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존슨은 그것이 오류라고 합니다. 이 부분은 대환난 후 주님 강림과 천년왕국 직전을 묘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많은 견해들이 사람에 따라 다르게 주장됩니다. 어떤 사람은 스코필드의 재창조 견해를 다 믿고, 어떤 사람은 일부만 믿는데, 과학이 드러난 지금의 스코필드 성경은 재창조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너무나 다른 견해가 많다는 것은 그것이 애매모호하고 불분명하다는 증거입니다.
6. 하늘들
(벧후 3:6) 그것으로 말미암아 그때 있던 세상은 물의 넘침으로 멸망하였으되
(벧후 3:7) 지금 있는 하늘들과 땅은 주께서 같은 말씀으로 보관하여 간직하사 경건치 아니한 사람들의 심판과 멸망의 날에 불사르기 위해 예비해 두셨느니라.
존슨은 지금 있는 세상이 노아의 홍수 이후가 아닌 6일 창조의 세상 전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여기 나오는 '하늘들’을 두고, 노아의 홍수 때는 '하늘들’이 파멸되지 않았으므로 그때 있던 세상은 아담 이전의 세상이라고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요? '지금 있는 하늘들과 땅'이라고 했으니 6절에 있는 '그때 있던 세상'도 '그때 있던 하늘들과 땅들'로 보고 이것이 노아의 홍수 때의 파멸이 아닌 과거 세상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헷갈리죠?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때 있던 세상이라고 하면 그냥 그 말만 받아들이면 되지, 알아서 7절의 '하늘들'을 앞 구절에 대귀로 삽입하는 의도는 무엇입니까? 숨은 그림 찾기도 아니고, 어떻게 이 구절에 과거의 세상을 대입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또한 모든 간극 지지자들이 채택하는 근거 구절은 아니었습니다.)
7. 창조과학 비난
위키백과나 네이버 지식인 등에 가면, 아니 온라인 세상 도처에 창조과학에 대한 비난과 조롱이 있습니다. 저주에 가까운 비아냥거림을 저도 무수히 당하는데, 늘 골치입니다. 조롱하는 자들의 가장 큰 요지는 창조과학이 무지하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기존 과학을 무시하고 단순히 6천년이니 6일 창조니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지요. 어느덧 창조과학 진영도 두 갈래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긴 연대를 지지하는 양 모 교수가 학회에서 퇴출되면서 새로운 세력을 만든 것입니다. 학회 내에서조차 겉으로는 젊은 지구론 지지자들에 섞여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연대 문제를 애매하게 피력하는 학자들도 적지 않아 늘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지적이고 많은 공부를 한 분들은, 성경을 단순히 믿는 것은 조금 유치한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학문이 방향은 다르지만 팩트에 있어서는 더 정확한 결과를 보여 준다고 믿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누구도 증거를 댈 수 없는 기원의 문제이며 그것은 믿음에 근거한 하나의 해석 체계이지, 팩트로는 증명이 불가능합니다. 물론 성경 신자들은 성경을 철저히 믿는 분들이지만 화석 문제나 첨단과학을 동원한 연대에 관한 증거들이 믿기지 않을 때 성경이 재창조에 더 가까워 보인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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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펴 본 것들만으로도 재창조론은 혼란스럽습니다. 근거가 희박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것을 믿을 수 있는 것이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물론 더 많은 근거가 있을 것이고, 그 이론 중에 잘못된 주장들도 있는데 그것만 봐서 그렇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것을 '간극 진리'라고 부르는 점입니다. 그저 이런 견해, 이런 학설도 있다는 정도를 넘어 이것이 진리라면 우리가 그간 배우고 가르친 많은 것이 다시 정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왜 이런 미미한 근거로 창세기라는 가장 중요한 기초가 흔들려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저는 크리스천을 대상으로 창조과학 강의를 할 때 기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불신자가 암흑 속을 걷는 것이라면 창세기를 모르는 신자는 안개 속을 걷는 것입니다."
창세기가 흔들리면 모든 것이 흔들립니다.
기초들이 무너지면 의로운 자들이 무엇을 할 수 있으리요? (사 11:3)
성경을 바로 보자는 의도이긴 하지만, 사실상 재창조론이 기독교 신앙과 창세기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나님은 혼란의 창시자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이런 논의가 단편적인 사실에 관한 논쟁보다 무엇이 진리인지 다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넓은 마음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기를 원합니다.
다음의 말씀처럼 하나님은 은밀히 진리를 감춰놓는 분이 아니라 밝히 드러내는 분이라고 확신합니다.
나는 땅의 어두운 곳에서 은밀한 가운데 말하지 아니하였으며 야곱의 씨에게 말하기를, 너희는 나를 헛되이 찾으라, 하지 아니하였노라. 나 {주}는 의를 말하며 옳은 것들을 밝히 알리느니라. (사 45:19)
------------ 참고 링크(재창조 반박 글 모음) --------------
정상적으로 창세기 1장과 2장 읽기 https://www.cbck.org/BoardRedirect/sermon2/892 창조인가요, 재창조인가요?(간극 이론, 갭 이론)
http://www.keepbible.com/BQNA01/View/4Nz 재창조 간극 이론 사실인가, 허구인가? http://www.keepbible.com/BQNA01/View/4O2 스코필드 성경의 창세기 재해석 http://www.keepbible.com/BQNA01/View/4O0 히11:3에서 말하는 '세상들'이란? http://www.keepbible.com/Cmn1/View/42t 재창조론에 관한 7가지 의문 http://www.keepbible.com/BQNA01/View/4O1 And’를 살려 창세기 1장 읽기 http://www.keepbible.com/BQNA01/View/4OH 왜 둘째날에는 '좋았더라'가 없을까? http://www.keepbible.com/Cmn1/View/42u 누가 화석더미를 말했는가? http://keepbible.com/Cmn1/View/43L#c_14090 제가 알아본 replenish의 뜻 http://www.keepbible.com/Cmn1/View/43G 작금의 논쟁 배경 설명 나쁜 평판과 좋은 평판을 동시에 들으면서
'replenish’의 진실과 성경의 창조 정리(재창조 반박 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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