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무엇으로 자기 길을 깨끗하게 하리이까? 주의 말씀에 따라 자기 길을 조심함으로 하리이다.
(시편 119편 9절)
비유가 아니면’인가, ‘비유가 없이는’인가?
안녕하세요? 킹제임스 흠정역 성경 주번역자인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입니다.
여러 해 전에 미국에서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오다가 친절한 기장(부기장?)을 만났습니다. 성경을 읽고 있는 나를 보고는 목사냐고 묻고 자신을 크리스천이라고 소개하면서 그분은 자신의 믿음에 대해 소개하였습니다.
저는 그분을 친절한 분으로 알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분의 성경 해석 방법이 기묘했습니다. 그분은 성경을 문자 그대로 읽으면 안 된다고 하시면서 마태복음 13장 34-35절을 인용하였습니다. 개역성경에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개역: 예수께서 이 모든 것을 무리에게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가 아니면 아무것도 말씀하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선지자를 통하여 말씀하신 바 내가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고 창세부터 감추인 것을 드러내리라, 함을 이루려 하심이라.
그분은 이 구절을 대면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이 모두 비유이며 심지어 창세기 이후의 모든 것이 다 비유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비유를 바르게 깨달은 사람에게 성경을 배워야 영생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난 뒤 알고 보니 이분은 '신0지' 신도였습니다.
그분의 주장에도 분명히 일리가 있습니다. 그분의 성경이 그렇게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비유가 아니면 말씀하지 않으셨다고 그분의 성경이 말하니 예수님의 말씀은 모두 비유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성경 전체가 비유가 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그 일은 성경 번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계룡산 도사들과 이렇게 믿는 사람들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바른 성경은 그렇게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흠정역: 예수님께서 이 모든 것을 무리에게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가 없이는 그들에게 말씀하지 아니하셨으니 이것은 대언자를 통해 말씀하신 것을 성취하려 하심이라. 일렀으되, 내가 내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되 창세로부터 은밀히 간직된 것들을 말하리라, 하였느니라.
KJB: All these things spake Jesus unto the multitude in parables; and without a parable spake he not unto them:
우리 주님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그들을 돕기 위해 자신의 요점을 이야기할 때마다 쉬운 비유(예)를 들어 핵심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기존 성경에서 ‘비유가 아니면’으로 번역된 구는 영어로 ‘without a parable’이며 이것은 킹제임스 흠정역 성경처럼 ‘비유가 없이는’으로 번역되어야 합니다. 전 세계의 어떤 그리스도인이 과연 이것을 ‘비유가 아니면’으로 해석할까요?
의역 성경으로 유명한 NIV는 다음과 같이 의역하였습니다.
Jesus spoke all these things to the crowd in parables; he did not say anything to them without using a parable.
<예수님은 비유를 사용하지 않고는(without using a parable) 어떤 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이런 간단한 말씀이 기존 성경처럼 잘못 번역되면 수많은 사람들을 무지 속에 빠뜨립니다. 사이비 종파에 속아 넘어가 궁극적으로 생명을 잃는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그러므로 주님의 말씀들(words, 단어들)을 바르게 번역해야 합니다.
우리말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런데 상당히 멋있기도 합니다. 조심스럽게 이 도구를 사용해야 함을 느낍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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