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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무엇으로 자기 길을 깨끗하게 하리이까? 주의 말씀에 따라 자기 길을 조심함으로 하리이다.
(시편 119편 9절)

  • ...거니와, ...려니와, ...ㄹ진대, ...시사 등 어미 교정 조회수 : 446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1년 12월 21일 16시 42분 46초
  • ...거니와, ...려니와, ...ㄹ진대, ...시사 등 어미 교정 

     

    우리말 성경에는 기본적인 체가 있습니다.

     

    창8:15-17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노아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너는 네 아내와 네 아들들과 또 너와 함께한 네 아들들의 아내들과 함께 방주에서 나오고 모든 육체 중에서 너와 함께한 모든 생물 곧 날짐승과 가축과 땅에서 기어 다니는 모든 기는 것을 너와 함께 데리고 나와 그것들이 땅에서 풍성히 번식하며 땅 위에서 다산하고 번성하게 하라, 하시니

     

    말씀하여 이르시되 등은 장엄함을 주고 권위를 느끼게 해 줍니다. 

    즉 이런 부분을 낭독해 보면 웅장한 감이 듭니다.

     

    킹제임스 흠정역 성경은 이런 문체를 사용하여 웅장하고 권위 있게 성경을 번역하였습니다.

     

    이런 문체는 19세기 조선 시대 국어(개화기)의 형태를 띕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의 내용(위에서 파란색 부분)은 거의 현대 말로 되어 있습니다.

     

    즉 킹제임스 흠정역 마제스티 에디션 성경에는 19세기 국어와 21세기 국어가 혼용되어 있습니다.

     

    19세기 국어체는 권위적 문체 혹은 짧게 권위체라 불릴 수 있습니다.

     

    권위체의 어미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할지니라.

    ...할지어다.

    ...거니와

    ...려니와

    ...진대

    ...하시사

    ...니이다, 니이까?

     

    이런 권위체 사용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지금 자라나는 중고등학교 아이들이 과연 이런 것들을 읽고 이해할 수 있을까?”

     

    또한 이전에는 ‘...하였음이더라’, ‘...하실 것임이라’ 등 학교에서 전혀 배우지 않은 어미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킹제임스 흠정역 성경은 이미 오래 전에 이런 것들을 ‘...하였기 때문이더라’, ‘...하실 것이기 때문이라’ 등으로 바꾸어서 더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킹제임스 마제스티 에디션을 내면서 우리는 어른들만 이해하는 성경을 내면 안 되고 가능하면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성경을 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2021년 7월 4일 크리스천투데이에는 <읽을 줄만 알지 이해 못하는 시대, 복음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라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읽을 줄만 알지 이해 못하는 시대, 복음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

     

    예: 최근 어느 고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교사가 한 학생에게 “너 참 이지적(理智的)이다”라고 칭찬했다. 그러자 해당 학생이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그 학생은 이지를 ‘easy’로 알아듣고 ‘내가 쉬워 보이나?’라며 불만을 나타낸 것이었다.

     

    이 교사의 또 다른 일화다. 융통성 없어 보인다는 뜻으로 학생에게 “좀 고지식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해당 학생은 이를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고지식하다는 말을 ‘고(高, High)+지식(knowledge)’으로 이해했던 거다.

     

    고등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교수가 리포트를 “금일(今日)까지 제출하라”고 했다. 이 말을 ‘금요일(金曜日)까지 제출’로 알아듣고 리포트 제출을 하지 못한 학생이, 교수에 따졌다. 왜 헷갈리는 표현을 썼냐고.

     

    이런 상황이므로 이번에 킹제임스 마제스티 에디션을 내면서는 중고등학교에서 영어/국어를 배우는 아이들이 가능하면 이해할 수 있도록 문장(특히 어미)을 현대화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다만 전통적인 권위체 스타일은 유지하면서 이 일을 해야 하기에 다음과 같이 작업을 하였습니다.

     

    1. 할지니라.

     

    영어 Shall을 살려야 할 때가 많으므로 가능한 한 그대로 두었다. Thou shalt not kill. 법적인 용어. 강한 금지 

     

    2. 할지어다.

     

    이것은 하라의 옛 국어 형태, 역시 어떤 경우에는 웅장하게 표현해야 하므로 살리는 경우가 많았다.

     

    3. 거니와

     

    예스러운 표현으로 앞 절의 사실을 인정하면서 관련된 다른 사실을 이어 주는 연결 어미(322구절)

     

    창22:7  이삭이 자기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 아버지여, 하니 그가 이르되, 내 아들아, 내가 여기 있노라, 하매 그가 이르되, 보소서, 불과 나무는 있거니와(있는데로 바꿈) 번제 헌물로 쓸 어린양은 어디 있나이까? 하니

     

    창31:6 당신들도 알거니와(아는 바와 같이) 내가 내 힘을 다해 당신들의 아버지를 섬겼거늘

     

    4. 려니와

     

    앞 절의 사실을 추측하여 인정하면서 관련된 다른 사실을 이어 주는 연결 어미(182구절) 

     

    창20:7 그러므로 이제 그 남자에게 그의 아내를 돌려보내라. 그는 대언자이므로 그가 너를 위하여 기도하리니 네가 살려니와(살 것이나) 만일 네가 그녀를 돌려보내지 아니하면 너와 네게 속한 모든 것이 반드시 죽을 줄 알지니라, 하시니라.

     

    막16:16 믿고 침례를 받는 자는 구원을 받으려니와(받을 것이나) 믿지 않는 자는 정죄를 받으리라.

     

    5. ㄹ진대

     

    (예스러운 표현으로) 앞 절의 일을 인정하면서, 그것을 뒤 절 일의 조건이나 이유, 근거로 삼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장중한 어감을 띤다((87절).

     

    무엇을 하려 할진대(하려 하거든)

     

    6. 어미 사

     

    (예스러운 표현으로) ‘-시어’의 뜻을 나타내는 어미.

     

    선생님은 우리를 염려하사 밤잠도 설치신다. 염려하시어, 염려하셔서

     

    예수님께서 오사 그들에게 말씀하시며...등의 표현이 있습니다. 여기의 오사 등은 운율을 살리며 어미의 중복을 피하기 위해 가끔씩 필요합니다.

     

    그런데 ...하시사 등의 표현은 안 됩니다. 시와 사의 두 번 존칭을 쓰는 경우가 됩니다. 오시사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왕하6:20, 엘리사가 기도하여 이르되, 주여, 원하건대 그의 눈을 여시사(여사) 그가 보게 하옵소서, 하니 주께서 그 청년의 눈을 여시매 그가 보니, 보라, 불 말과 불 병거가 산에 가득하여 엘리사를 둘렀더라.

     

    이 외에도 ...거니와 등도 모두 고쳤습니다.

     

    이런 식으로 킹제임스 마제스티 에디션에서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권위체 어미를 사용하고 다른 것들은 중고등학교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현대체 어미로 순화하였습니다.

     

    주님의 은혜와 화평을 기원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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