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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형제들이 하나가 되어 동거함이 어찌 그리 좋으며 어찌 그리 기쁜가!
(시편 133편 1절)

  • 철도에서 시작해서 신앙으로 끝나는 글조회수 : 8355
    • 작성자 : 김용묵
    • 작성일 : 2013년 5월 6일 17시 48분 14초
  • 본인은 처음에 새마을호에서 시작되었던 철도 관심사가 KTX, 전기 기관차를 거쳐 요즘은 증기 기관차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옛날에는 기관차의 이름을 지금처럼 0000호대라는 번호로 붙인 게 아니라 미카, 파시, 마터, 허기 등의 이름으로 붙였구나. 고 김재현 기관사가 몰았던 증기 기관차(미카)와, 경의선 장단역에 방치되어 있던 녹슨 증기 기관차(마터)는 차종이 다른 것이었구나.” 같은 식이다.
     
    증기 기관차까지 마스터해야 우리나라 근현대사와 철도를 연계하여 다 꿰뚫은 진정한 철덕이 될 수 있다는 걸 이제야 깨우치는 중이다. 이렇듯, 한번 철도의 맛을 접한 철덕은 차량, 시설, 지리, 역사 등 분야별로 철도 안에서 계속 골고루 자라야 한다. 그 성장이라는 게 금방 빨리 되는 게 아니다.
     
     
    그나저나 증기 기관차의 보존 상태를 보다가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용어를 접했다.
     
    정태보존: 어떤 물건이나 시설을 이제 동작은 못 하지만 그냥 외형만 멀쩡해 보이는 상태로 보존
    동태보존: 언제라도 다시 가동을 할 수 있는 상태로 관리하면서 보존
     
    쉽게 말해서 예비군 훈련 중에 아저씨들에게 그냥 폼으로 지급되는 낡은 소총은 '정태보존'만 된 카빈/M16 소총이다.
    하지만 현역 군인은 자기들이 받은 소총이나 차량(운전병의 경우)을 '동태보존' 잘 하고 있어야 하며, 예비군이라도 실탄 사격 훈련은 동태보존된 별도의 총을 써서 한다.
     
    퇴역한 식빵 모양의 서울 지하철 1호선 초기 저항 전동차, 서울시 노면 전차, 철도 박물관에 있는 증기 기관차들도 모두 정태보존된 차량들이다. 이들은 이제 상당한 수준의 재정비와 청소, 부품 교체, 보수를 하지 않으면 레일 위를 스스로 달릴 수 없다.
    동태보존이 정태보존보다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고 어려운 일인 건 당연지사다.
     
     
    이 두 개념은 실생활에서 적용 가능한 분야가 많은 것 같다. 성경론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자필 원본이 소실된 이후로 가장 오래 된 바티칸/시내 사본 같은 데 짱박힌 채로 '정태보존' 되어 왔다고 생각하는 계보가 있는 반면, (변개와 삭제 같은 이슈는 이 글에서 일단 논외로 한다)

    공인 본문 이래로 순교자의 피를 흘리면서 필사본들이 잡초처럼 끈질기게 생기고 읽히고 없어지길 반복하다가, KJV에 이르기까지 '동태보존' 되어 왔다고 생각하는 계보 말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기 때문이다. (히 4:12)
     
    그냥 말씀의 보존만 믿는 걸로는 불충분하다. 문제는 어떤 방식, 어떤 상태로 보존되어 왔느냐이다.
    여기에 대한 관념이 어떠하냐에 따라서 심지어 KJV의 언어가 그저 읽기 힘든 '사어, 고어'이냐 아니면 “현대 영어보다 언어적 우월성을 갖는 살아 있는 하나님의 언어”가 되느냐도 응당 갈릴 것이다.
     
    이렇듯, 철도 차량의 보존에 대해 생각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의 보존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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