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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형제들이 하나가 되어 동거함이 어찌 그리 좋으며 어찌 그리 기쁜가!
(시편 133편 1절)

  • 순결한 성경과 교회 역사: 종교 개혁자 칼빈의 선한 영향조회수 : 10362
    • 작성자 : 김재근
    • 작성일 : 2018년 6월 13일 17시 26분 33초
  • 교리적 신념이 강한 크리스천일수록 자신만의 기준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역사를 바라 볼 때도 마찬가지다.

     

    16세기 유럽 즉, 종교개혁 시대에는 “유아세례”가 교회의 가장 큰 이슈는 아니었다.

     

    그때는 세력 권력과 결탁한 채 하나님의 상속재산 위에서 군림하는 종교 권력을 향해서 틀렸다고 외칠 사람이 필요한 시대였고, 사람의 영혼을 이용해서 세속적 욕심을 채우는 썩어빠진 교회를 향해서 적그리스도라고 소리칠 사람이 필요한 시대였다. 하나님의 말씀을 금서로 만들어서 번역, 소지, 낭독을 대역죄로 다스리던 권력자들에게 저항하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였다.

     

    이 같은 시대의 필요에 맞추어 복음의 진리를 선포했던 분들을 우리는 종교개혁가로서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0세기 북미 대륙에서 가장 크게 부흥한 침례교회의 관점으로만 종교개혁 시대를 바라보게 되면 매우 옹졸한 역사 해석을 하게 된다. “유아 세례”라는 잣대를 들이대자면 대부분의 종교개혁가는 기준 미달이기 때문이다.

     

    결코 물러설 수 없는 교리적 기준을 수 십 가지를 갖춘 21세기의 침례교도의 시각이 아니라 교회의 역사를 이끌어 오신 주님의 손길을 탐구하려는 입장으로 개혁가들을 살펴보게 되면 참으로 위대한 발견과 만남을 경험할 수 있다.

     

     

     

    우리와 동일하게 괴팍한 성격, 교리적 오류, 육신적 나약함, 성급한 판단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 그렇지만 시대를 읽을 줄 아는 사람들을 통해서 주께서는 언제나 그리스도의 몸을 위해서 좋은 선물을 주셨다.

     

    유대인을 저주하고 농민 반란을 혐오했던 루터가 번역한 독일어 성경은 유럽의 역사를 통째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번역된 10여 개의 유럽 언어 성경은 모두 루터 성경을 기반으로 한다. 하나님께서는 루터의 교리적 오류가 아니라, 그의 열정과 그의 성경 번역을 사용하셔서 역사를 이루게 하셨다.

     

    “칼빈주의”와 세르베투스 화형 사건 때문에 지금도 침례교회로부터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프랑스 사람 칼빈을 통해서 제네바 개혁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종교개혁가 칼빈에게는 칼빈주의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칼빈과 제네바가 있었기에 프랑스어 올리베탄 성경, 이태리어 디오다티 성경, 영어 제네바 성경 그리고 킹제임스성경의 본문으로 사용되는 베자의 그리스어 성경이 존재할 수 있었다.

    데오도레 베자는 칼빈 사후에 제네바 아카데미를 이끈 인물로 칼빈의 수제자였는데 그가 만든 그리스어 성경이 킹제임스성경의 본문으로 사용된다.

     

     

    종교개혁 시대에 알프스 골짜기 골짜기마다 마을을 이루고 농사를 지으면서 살던 왈덴시안 교회가 있었다. 이들은 사도 시대부터 전수된 순수한 본문에서 번역된 성경을 사용했다.  

      

    16세기 초반 독일을 중심으로 종교 개혁이 일어나자 이들은 알프스 산지의 온 교회 지도자들이 모여서 격렬한 토의 끝에 한 가지 중요한 결정을 한다. 왈덴시안 교회들이 종교 개혁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기로.

     

    그리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성경 본문에서 프랑스어로 성경을 번역해서 개혁자들의 교회를 지원해 주기로 했다. 이 결정에 따라 알프스 산지의 가난한 왈덴시안 성도들의 모금으로 프랑스어로 된 종교개혁 성경 올리베탄 성경이 1535년에 출간된다. 이후 이 성경은 프랑스어 사용 지역의 교회 개혁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출간될 당시 20대 중반의 젊은 프랑스 신학자가 라틴어로 성경 서문을 쓴다.

     

    그가 칼빈이다.

     

    칼빈의 사촌형이자 왈덴시안 교회 지도자로 알려졌던 올리베탄 성경의 주번역자였던 올리베탄은 성경 서문에 이렇게 기록했다.

     

    “당신들에게 이 선물을 선사한 가난한 사람들은 지난 3백년 이상 당신들로부터 격리되고 쫓겨났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 이후로도 줄곧 가장 사악하여 저주 받아 마땅하고, 경멸받아야할 대상으로 여겨졌다. 그들의 이름은 비방과 모욕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원수들의 비난과 폭력을 침묵과 소망으로 이겨내어 온 진짜 인내의 사람들이다“

       

    왈덴시안 교회는 자신들의 교리를 고수하는 입장보다는 역사에 임한 하나님의 손길을 받아들이는 입장을 취했다.  

       

     

    순수한 그리스도의 복음과 부패하지 않은 순결한 성경의 역사는 지역과 언어와 교파를 초월하여 자유로운 행로를 가졌고 그리스도의 몸을 강하게 만들었다.

     

    교회의 역사를 바라볼 때 현재 내가 고수하고 있는 교리적 입장이 아니라 주께서 역사를 어떻게 이끌어 오셨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면 많은 보물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순수한 그리스도의 복음과 부패하지 않은 순결한 성경의 역사를 추적할 때만이 정말 진짜 참된 교회의 역사를 알 수 있다.  

     

    더 많은 성경 신자들이 자신의 교리를 고수하려는 입장 보다는 그리스도의 몸을 강하게 하려는 입장에서 신앙생활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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