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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말에 더하거나 거기에서 빼지 말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주 너희 하나님의 명령들을 지키라.
(신명기 4장 2절)

  • 우리말 성경 역사조회수 : 18227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9년 5월 13일 14시 47분 28초
  • 우리말 성경 분석

    우리말 성경의 역사는 한국에 파송된 선교사들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공식적으로는 언더우드(H. R. Underwood)와 아펜젤러(H. G. Appenzeller)가 한국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첫 선교사들로 알려져 있지만 처음에 한국어로 성경을 번역한 사람은 스코틀랜드의 연합장로교회 선교사로 중국에 파송된 로스(John Ross)로 알려져 있다. 그는 중국어 성경을 들고 1874년과 1876년에 한중 국경 지대에 와서 한국인들에게 복음을 선포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는 한국어 성경을 번역하기 시작한 지 11년 뒤인 1887년에 신약성경을 우리말로 출간하였다. 로스가 스코틀랜드에 보낸 선교 보고에 따르면 우리말 성경 번역을 위해 그가 사용한 본문은 로마 카톨릭 교회의 사본에서 나온 영국의 영어개역성경(ERV)과 중국어 성경이었다. 그는 또한 번역을 위해 형식적, 문자적 일치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뜻만 통하면 된다는 동적 일치 기법을 사용하였다. 이 사실은 그가 1877년에 만주에서 한국어로 성경을 출간하기 위해 발간한 「조선어 문법」(Corean Primer)이라는 소책자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먼저 한국인 번역자가 중국의 한문 성경을 한글로 번역한다.

    (2) 그 원고를 그리스어 신약성경 및 영어성경과 대조해서 수정한다.

    (3) 그리스어 성구사전과 주석을 참조하여 어휘의 통일을 기한다.

    (4) 문자 그대로의 축자적 번역보다는 의미에 유의하고 조선어의 관용구를 그대로 살린다.

    한편 1882년에 이수정은 일본에서 역시 중국어 성경을 사용하여 신약성경의 일부를 번역하였으며 한국 프로테스탄트교의 첫 선교사 언더우드와 아펜젤러는 인천에 상륙하면서 그가 번역한 마가복음을 가지고 들어왔다.

    개역성경

    국내에서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들어온 지 8년 뒤인 1893년에 미국성경협회의 지원을 받아 주로 장로교인들과 감리교인들로 구성된 성경실행위원회와 성경번역자회가 설립되었고 이 두 기구의 주도 하에 1906년에 구약성경이 출간되었으며 신구약을 다 담고 있는 한국어 성경(구역)은 1911년 3월에 신구약 3권으로 출간되었다. 두 선교사를 중심으로 한국의 교계 지도자들이 함께 번역한 이 성경은 최초의 공식적인 한글 성경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 구역 성경 역시 웨스트코트와 호르트의 수정 그리스어 본문에 근거한 네슬레의 25판과 영국의 영국개역성경(ERV)과 미국의 미국표준역(American Standard Bible, ASV)을 본문으로 채택하였다.

    구역 성경의 구약은 영어개역성경의 미국 판인 미국표준역을 가장 중요한 원전 중 하나로 사용하였으며 특별히 미국표준역의 영향을 받아 히브리어 사자음 문자 ‘YHWH’를 ‘주’(LORD)로 번역하지 않고 음역하여 ‘여호와’로 표기했다. 사실 미국표준역과 여호와의 증인들이 사용하는 신세계역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성경은 이 신성한 ‘사자음 문자’를 ‘주’ 즉 ‘LORD’로 번역했다. 이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언급할 것이다.

    한편 1938년에는 구역 성경을 개정한 성경 개역판이 출간되었다. 케이블(E. M. Cable), 스토크스(M. B. Stokes) 등의 미국 사람들과 남궁혁, 김인준 등의 한국 사람들이 개정에 참가하였으나 이번에도 여전히 오리겐의 70인역, 네슬레 25판, 영국개역성경, 미국표준역 등을 중심으로 개정이 이루어졌고 필요한 경우 중국어 성경과 일본어 성경 등도 참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뒤 이 성경은 철자 수정과 얼마간의 본문 수정을 거쳐 1961년도에 ‘성경전서 한글개역판’으로 고정되었고 바로 이 성경이 우리나라의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가장 많이 애독하고 애용하며 대부분의 성도들이 단 하나의 오류도 없다고 믿고 있는 개역성경인 것이다.

    간단하게 개역성경의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개역성경이 중국어 성경을 근간으로 만들어졌다는 점과 웨스트코트와 호르트의 영향을 받은 외국인 선교사들이 ‘전통 그리스어 공인본문’이 아닌 ‘수정 그리스어 본문’ 혹은 ‘비평본문’(Critical text)을 중심으로 하고 거기서 파생된 영국개역성경과 미국표준역을 번역의 대본으로 삼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나채운은 자신의 저서에서 중국 역본들도 킹제임스 성경이 아닌 영국개역성경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밝힌다.

    개역성경은 문장이 간결하고 우아하고 웅장하여 성도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마치 영어권의 킹제임스 성경 같이 한국의 독보적인 성경으로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영어 킹제임스 성경과는 달리 개역성경 문장의 간결성 등은 본문의 정확성을 무시하고 한자 숙어나 한국어 용례 등을 사용하고 많은 단어를 삭제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므로 그 자체에 한계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성경 번역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본문 선택과 번역자들의 사상에 기초한 용어 선택을 살펴보면 개역성경이 기독교 교리와 신학 및 믿음의 실행 등에 큰 폐해를 끼쳤음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어찌되었든지 개역성경은 보통 사람들의 감정과 문화를 잘 반영하였으며 아름다운 문체와 운율 등을 통해 읽는 이에게 감동을 주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하여 회심하고 구원의 감격을 맛보았으므로 이 성경이 우리 민족에게 남긴 자취는 영원토록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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