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말에 더하거나 거기에서 빼지 말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주 너희 하나님의 명령들을 지키라.
(신명기 4장 2절)
스크리브너의 TR 이야기
어떤 분이 미국에 가서 공부를 하고는 자랑스럽게 여기저기 다니며 자기 학교(펜사콜라 크리스천 칼리지(Pensacola Christian College, PCC)의 신학 대학원(Pensacola Theological Seminary, PTS))가 믿는 바를 알리고 있습니다. 자기 교수는 다음과 같이 믿으며 자기도 그렇게 확신한다고 주장합니다.
----------------------------- 그 학교 원어 교수의 주장
보존된 성경으로는 히브리어 전통 사본과 헬라어 사본을 명시하고 있다. 다만 그 종류를 공식적으로는 밝히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 학교에서 헬라어와 히브리어 교과서는 벤카임 맛소라 사본(1525년판)과 TR(스크리브너 TR)이다. 스크리브너는 킹제임스 성경의 대본이 되었던 헬라어 사본, 즉 에라스무스 판과 스테파누스 판과 베자 판을 모두 검토하여 현대인들이 읽기 쉽게 TR을 최종 정리하여 1894년에 세상에 내놓았다. 일반인들에게는 스크리브너는 생소한 이름이겠지만 사본학에 있어서 TR계열을 정리한 인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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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장을 가지고 국내에 들어와 의도적으로 킹제임스 성경에 대한 확신을 깨는 일을 하고 다니는 이 형제는 과연 무엇을 최종 권위로 믿고 있을까요? 이분은 히브리어와 그리스어의 완벽함을 믿으며 킹제임스 성경은 단지 역본이므로 여러 가지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일은 드러나게 이루어지기도 하고 은밀히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분이 내세우는 그리스어 최종 권위는 자기 교수가 교과서로 삼은 스크리브너의 그리스어 신약성경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일입니다.
스크리브너는 영어 킹제임스 성경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과 더불어 영어개역성경(RV)을 편찬하는 일에 가담한 인물입니다. 물론 저는 그분이 훌륭한 성도요 학자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의든 타의든 킹제임스 성경을 개정하는 일에 가담했다는 것 자체가 벌써 좋지 않은 냄새를 풍기고 있습니다.
원어를 공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그리스어 공인본문(TR)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에라스무스, 베자, 스테파누스, 엘지버 형제의 TR 등). 영어 킹제임스 성경은 베자의 TR을 본문으로 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베자의 TR과 영어 킹제임스 성경은 여러 군데서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것 또한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왜 그럴까요? 킹제임스 성경의 역자들은 베자의 TR을 기본 본문으로 택하고 과거의 여러 역본들(시리아, 라틴 역본 등)과 교부들의 증언, 기도문 같은 증거들을 충분히 살펴보고 최종적인 번역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킹제임스 성경과 베자의 TR은 다릅니다. 사실 우리는 편의상 영어 킹제임스 성경은 그리스어 TR을 번역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차이가 있습니다. 히브리어 번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자, 그러면 이분이 최종 권위로 믿고 있는 스크리브너의 TR은 무엇일까요? 이것은 그 학교 교수의 말대로 1894년에 나온 그리스어 성경입니다. 그러면 이것은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1894년에 하늘에서 뚝 떨어졌을까요? 아닙니다. 스크리브너는 영어 킹제임스 성경을 본문으로 해서 역으로 베자의 TR이 영어 성경과 다른 부분을 일일이 확인하여 베자의 TR을 교정해서 킹제임스 성경과 똑 같이 일치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므로 스크리브너의 TR은 베자의 TR과 달리 영어 킹제임스 성경과 100% 똑같습니다.
오호통재라!
이분은 영어 킹제임스 성경은 번역본이라 최종 권위가 될 수 없고 그리스어 원어 성경이 최종 권위라고 주장하는데 그가 최종 교과서로 인정하는 그리스어 TR이 킹제임스 성경을 대본으로 해서 만들어졌다니 이 무슨 변고입니까?
그러면 어느 것이 최종 권위일까요?
이분은 역본을 가리켜 최종 권위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자기 교수가 그렇게 가르쳐서 자기도 그렇게 믿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지요. 이분들이 최종 권위로 믿는 그리스어 신약성경은 킹제임스 성경이 없으면 나올 수 없는 성경입니다. 그러면 어느 것이 최종 권위일까요?
이분들은 최종 권위라는 말을 싫어하니까 그러면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영어 킹제임스 성경과 거기서 나온 스크리브너의 신약성경은 어느 것이 더 권위가 있을까요?”
우리는 솔직한 답을 듣고 싶습니다.
스크리브너의 그리스어 신약 성경을 그리스어 과목의 교과서로 삼은 것은 참으로 칭찬할 일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떻게 나왔는지도 제대로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어느 것이 더 큰 권위를 가지고 있는지 모든 사람이 쉽게 알 수 있을 테니까요.
원어,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만큼의 권위와 신뢰를 원어 성경에 두어야 합니다. 지금도 하나님의 모든 역사는 번역본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번역본 중에서 하나님의 입에서 나온 모든 말씀들(단어들)을 그대로 정확하게 담고 있는 성경이 곧 영어 킹제임스 성경입니다.
그래서 웨이트 박사님처럼 저명한 원어 학자도 영어를 쓰는 사람들에게는 영어 킹제임스 성경이 하나님의 모든 말씀들은 담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서슴없이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좋은 학식이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도의 믿음입니다. 미국 사람들은 최종 권위라는 말을 잘 쓰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성경 신자가 어떤 성경을 들고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면 그 말 자체가 이미 그 성경이 최종 권위임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의미가 퇴색되어, 또 진정한 의미에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할 수 있는 성경이 과거에 없었으므로 킹제임스 성경을 쓰는 사람들이 영어 킹제임스 성경을 들고 이것이 최종 권위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원본의 최종 권위를 주장하는 이들도 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형제들임을 저는 확신합니다. 이제 이분들에게 부탁드리는 것은 성경에 대한 성도들의 확신을 깨지 말고 스스로 원어 성경의 영역을 확장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선하게 여기시는 사역에 복을 주실 것입니다. 부디 학식에서 머물지 말고 그것 이상의 확신을 소유하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말씀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충만히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샬롬
패스터
참고로 스크리브너의 TR은 아마존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 참고로 이 글을 적은 저도 펜사콜라 크리스천 칼리지(Pensacola Christian College)의 신학 대학원(Pensacola Theological Seminary)을 다녔습니다.
위키 백과를 보면 PCC는 오직 TR만을 지지하며 학교와 교회에서 모든 수업과 예배에 오직 킹제임스 성경만을 사용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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