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주}여, 주께서 그것들을 지키시며 주께서 그것들을 이 세대로부터 영원히 보존하시리이다.
(시편 12편 7절)
3억 원짜리 성경책 보러 오세요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포구는 1816년 한반도에 처음으로 성경이 전래한 역사적인 장소다. 서천군은 성경 전래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해 9월 마량포구에 기념관을 개관했다. 이 기념관에는 3억 원짜리 성경책도 있다. 기념관에는 주말이면 하루 100여명이 찾는다.
서천군이 80억원을 들여 지은 기념관은 지하 1층~지상 4층(연면적 1374㎡) 규모다. 1, 2층 전시관에는 한국 최초로 성경이 전래한 당시 상황과 영국 함선 알세스트호의 선실을 재현한 전시물이 있다.
이곳에 전시된 성경책은 1611년 발간된 최초의 영어 완역판 ‘킹 제임스 성경’ 가운데 한 권이다. 두툼한 가죽 표지의 킹 제임스 성경은 영국의 제임스 1세가 왕위 즉위 후 최고의 성서학자 54명을 임명해 필사본을 모아 7년 만에 펴냈다. 성경전래지 기념관장인 이병무 목사는 “성경 역사에서도 가장 의미가 있는 책 가운데 한 권”이라고 소개했다. 4층 다목적실에서 만난 이상주(49)씨는 “기념관은 기독교 신자는 물론 일반 관람객도 우리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의미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곳에 성경이 전해진 것은 1816년 9월 4일이다. 영국 함대 소속 배 두 척이 마량포구에 닿았다. 맥스웰, 바실 홀 등 두 선장은 조선의 수군의 대장 격인 마량첨사조대복, 비인 현감 이승렬을 만났다. 이 때 조대복과 이승렬이 선장실에 꽂혀 있던 책에 관심을 보였고 이를 본 바실 홀은 책을 선물했다. 홀이 선물한 책은 조선 땅에 최초로 전해진 성경이었다. 홀은 귀국 뒤 조선항해 경험을 『한국 서해안 항해기』에 남겼다. 지금 기념관에 있는 성경책이 당시 바실 홀이 준 것과 똑 같은 판본이다. 서천군은 2015년 1611년판 킹 제임스 성경 찾기에 나섰다. 이 판본은 초기 300여 권이 발간됐으며 세계적으로 30권 정도가 남아있다. 그 중에 거래되는 것은 5∼6권에 불과했다. 수소문 끝에 미국 애리조나 주의 피닉스 고(古)성경박물관에 이 책이 소장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구입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3억 원짜리 성경책 보러 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