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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실을 속이는 이에게 어찌 신앙을 묻겠는가 조회수 : 12857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9년 5월 8일 14시 0분 52초
  • 진실 속이는 이에게 어찌 신앙 묻겠는가
    ‘부실 학력’ 목회자에도 경고 메시지… 한국교회언론회 자정 촉구
    김한수 기자 hansu@chosun.com 
    인터넷판 조선일보 입력 : 2007.08.21 00:20
    ‘허위학력’ 불똥이 종교계로까지 튀었다. 20여년 만에 신도 25만명을 자랑하는 한국 최대의 도시사찰로 떠오른 서울 포이동 능인선원 원장 지광(智光·57·속명 이정섭) 스님이 지난 18일 자신의 ‘서울대 공대 중퇴’ 학력이 거짓이라고 고백한 것이 계기가 됐다. 정직과 신뢰가 생명인 종교인 까지 허위학력 파문에 휩싸이면서 종교계 내에서도 ‘학력’이나 ‘경력’에 관한 ‘허위’와 ‘과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요점은 ‘이제는 종교도 성역이 아니며,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쪽이다. 
    종교계는 지금까지 사회에서의 학력, 경력보다는 성직을 맡은 이후의 능력을 우선시해 왔다. 불교계는 일단 출가한 이후에는 은사(恩師)와 수계(受戒) 여부, 그리고 교계 내의 경력만 묻고, 출가 전의 일에 대해서는 따지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최근에는 동국대와 중앙승가대 등 교육기관에서 수학하는 스님들이 많아졌지만 아직도 유년 시절 절에 맡겨져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출가하는 ‘동진(童進) 출가’ 관행이 살아있는 불교계에서 50대 후반의 지광 스님은 특이한 경우였다. 지광 스님 본인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출가할 때 포교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허위학력을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지만 일반 신도 입장에서 볼 때 1980~1990년대 당시 지광 스님의 ‘서울대 중퇴’ 학력은 눈에 띄었을 가능성이 있다. 조계종측은 난감해 하는 분위기이다. 조계종 총무원의 한 관계자는 “출가 전의 학력, 경력을 이야기하지 않는 풍토에서 이런 일이 생겨 당혹스럽다”며 “아직 종단 차원의 어떤 결정을 내린 바 없다”고 말했다.
    개신교계도 ‘부실학력’에 대한 자성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개신교계의 대(對)언론관계 창구역할을 하는 한국교회언론회(대표 박봉상 목사)는 지광 스님의 고백이 있기 전인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제라도 일반적이고 보편적이며, 객관적이고 공인된 학교에서 받지 아니한 학력이나 학위에 대해서는 내세우지 말아야 하며, 이를 통하여 얻은 혜택이나 명예가 있다면 정직하게 버리거나 자리를 떠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이 자료에서 “기독교계도 ‘단기간에 학위 받기’ ‘외국에 나가지 않고 학위 받기’ ‘논문도 제대로 써보지 않고 학위 받기’ 등의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신교계의 경우, ‘우체통 신학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많은 교단과 신학교가 난립하면서 ‘부실학력’ 목회자의 불안요소를 늘 안고 있었다. 개신교계는 현재 목사를 양성하는 신학교가 100여 개에 이르며 연간 4000~6000명의 목사가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60여 개 교단이 가입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한 관계자도 “20여 교단이 운영하는 신학교만 교육인적자원부가 인가한 경우이고 나머지는 실태파악이 잘 안 된다”고 말할 정도이다. 문제는 비인가 신학교의 경우도 대부분 소속 교단은 학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엔 목사 안수 때 교단과 교회 내부적으로 학위가 문제 되지 않는다. 또 “학위가 성직자로서 영성과 리더십을 대신할 수 있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조재국 교수는 “비인가이지만 교단은 인정하는 신학교를 나와서라도 목회만 한다면 문제가 적다. 교회가 커지고 목회자가 사회적인 위치를 얻으려 하면서 외국의 비인가 신학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고 이를 통해 최종학력을 세탁하는 행위, 그리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교회언론회 관계자는 “자료를 낸 것은 자정(自淨)을 위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라며 “필요할 경우, 사례 신고를 받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중견 목회자는 “교회와 사회의 기준을 똑같이 적용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렇지만 언젠가는 교육과정에 대해 사회와 교회의 접점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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