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경 기록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주신 것으로 교리와 책망과 바로잡음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디모데후서 3장 16절)
1. 매트릭스로 들어가며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올해 초 “2003년은 매트릭스의 해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던 대로 6월 ‘매트릭스2: 리로디드(Reloaded)’의 개봉에 이어 11월 5일 전세계에서 ‘매트릭스3: 레볼루션(Matrix Revolution)’이 동시 개봉되었다. ‘시작이 있는 모든 것엔 끝이 있다’라는 거창한 명제를 태그라인으로 달고 개봉된 이 ‘매트릭스3’는 우리나라에서는 11월 5일 밤 11시에 전국 364관(100,250석)에서 개봉되어 역대 최다 스크린수와 최다 좌석수를 기록하였다. 이로써 기존의 액션 영화를 넘어서는 철학적인 주제와 이전 어느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액션 씬, 특히 날아오는 총알을 낙엽처럼 떨어뜨리는 장면으로 1999년 ‘매트릭스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SF 블록버스터 ‘매트릭스’가 4년만에 완결을 보게 되었다. 그 동안 이 매트릭스 시리즈와 관련된 수많은 진기록과 다양한 의견들이 있어 왔는데 특히 성경과 연계된 여러 요소들이 이 영화의 키워드로 되어 있고 또한 영화의 메시지가 기독교적 세계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일반적인 평가가 있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정말 매트릭스는 2003년도를 매트릭스의 해로 기억하며 또 한 해를 맞이하고자 할 전세계인들에게 성경이 말씀하는 바를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간략한 스토리 소개와 함께 매트릭스 속에 등장하는 성경적 용어들을 먼저 살펴보고 이어서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한 워쇼스키 형제가 의도했던 메시지를 찾아보고자 한다. 2. 매트릭스(Matrix) 서기 2199년.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AI: Artificial Intelligence)가 지배하는 세계. 인간들은 태어나자마자 AI가 만들어낸 인공 자궁 안에 갇혀 AI의 생명 연장을 위한 에너지로 사용되고 있으며 또 AI에 의해 뇌세포에 매트릭스라는 프로그램을 입력 당하고 있다. 인간들은 매트릭스의 프로그램에 따라 평생 1999년의 가상현실을 살아간다. 매트릭스 밖. 가상현실의 꿈에서 깨어난 인간들은 광케이블을 통해 매트릭스에 침투하고 매트릭스 프로그램을 응용해 자신들의 뇌 세포에 각종 데이터를 입력한다. 그들은 AI통제 요원들의 삼엄한 검색망을 뚫고 매트릭스 안에 들어가 인류를 구원할 영웅 네오를 찾아낸다. 지구상에 남은 인류 최후의 보루인 시온이 컴퓨터 군단에게 장악될 위기에 처하면서, 네오와 트리니티는 모피어스와 함께 인간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시스템에 맞서기 위해 매트릭스로 돌아간다. 그리고 수소문 끝에 매트릭스의 심장부로 들어간 네오는 이 매트릭스 시스템을 창조한 아키텍트를 만나게 된다. 한편, 에이전트 스미스는 네오에 대한 불타는 복수심으로 시스템에 불복종하게 되고, 한때 자신이 그토록 경멸했던 인간성을 어느새 자기 자신도 갖게 되어 복수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더욱 더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되면서 스미스는 기계들의 통제권까지 벗어나 현실 세계와 매트릭스는 물론 기계도시까지 말살할 야욕을 불태운다. 그리고 마침내 인류의 운명을 건 필사의 전투가 시작된다. 기계들이 인간말살을 목적으로 인류 최후의 보루 시온으로 침공해오자 인간들은 인류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인 전투를 벌인다. 그러자 네오는 어느 인간도 가본 적이 없는 기계 도시의 심장부로 잠입하여 기계 세상의 절대 권력자를 만나 파멸 직전의 인류를 구원키 위한 최후의 카드를 던지게 된다. 3. 아키텍트(Architect) “꿈을 꿔본 적 있나, 네오? 너무 생생해서 현실이라고 생각했던 꿈. 그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어떻겠나? 그때 꿈과 현실을 어떻게 구별하지?” 라며 모피어스가 던진 질문이나 또 예언자 오라클이 네오에게 “여기 있는 모든 것들은 프로그램의 지배를 받아. 새도, 나무도, 바람도…” 라고 한 말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진 매트릭스의 가상세계는 현실과 구별이 어렵다. 그런데 이러한 매트릭스는 인공지능 컴퓨터(AI)에 의해 인간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바이러스로 단죄되었기 때문에 생기게 된 것이다. 즉 인간의 사악함으로 인해 AI가 만들 수밖에 없게 된 것이 매트릭스인데 네오는 매트릭스 심장부로 가서 매트릭스의 창조자 아키텍트를 만난다. 아키텍트는 네오에게 “인간은 항상 희망(hope)에 기만당한다”고 말하면서 또한 “네오에 앞서 이미 5명의 네오가 있었다”는 충격적 비밀을 네오에게 들려준다. 자, 그렇다면 우리가 인지하는 현실이 매트릭스라고 가정해 볼 때 이 아키텍트는 과연 성경적인 창조주의 모습일 수 있을까? 결코 그럴 수 없다. 오늘의 현실에 선행된 인간의 죄악이 원초적으로 존재하며 이 세계가 누군가에 의해 창조된 것이라는 설정은 같지만 그 내용은 성경이 말하고 있는 바와는 완전히 다르다. 즉 인간의 원죄란 인간을 위해 피조된 세계를 인간이 어떻게 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한 것 자체이며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죄가 이 세상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이 세상을 창조해놓으셨다. 그리고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죄로 인해 영원한 멸망에 처할 인류를 위해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소망(hope)으로 주셨는데 이 그리스도는 절대불변하는(immutable) 약속인 것이며 또한 오직 예수님만이 진정한 그리스도가 되시는 것이다(딤전1:1; 히6:18; 요14;6; 행4:12). 4. 네오(Neo) 유능한 컴퓨터 프로그래머 토머스 앤더슨(Thomas Anderson). 낮에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지만 밤마다 ‘네오’라는 이름으로 컴퓨터 해킹에 나서는 ‘그’는 어느 날 모피어스를 만나 빨간 알약을 선택하여 먹고는 꿈에서 깨어나 AI에게 양육되고 있는 인간의 비참한 현실을 확인하고서 매트릭스를 탈출한다. 그리고는 인류를 구원해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여 위험을 무릅쓰고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를 구하려다 에이전트 스미스에 의해 죽게 되었지만 트리니티의 사랑의 힘으로 다시 살아난다. 매트릭스의 내부 구조로 깊이 들어갈수록, 그리고 인류의 운명을 좌우할 자신의 역할에 눈 떠 갈수록, 네오는 더 큰 저항과 더 무서운 진실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나 네오는 결국 파멸 직전의 인류를 구원키 위해 기계 세상의 절대 권력자를 만나 자신을 던져 매트릭스의 통제를 벗어난 스미스를 처치해주는 대가로 시온의 평화를 약속받게 된다. 그렇다면 네오는 성경적인 메시야로서의 모습을 다 갖추고 있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사람의 아들(Ander + son: son of man)로서 죽음과 부활을 경험하고 최후의 결전을 치루기 위해 십자가에 달린 듯한 자세로 매트릭스에 접속하여 자신을 던져 시온을 구원하는 것 등은 일면 그리스도의 모본이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사람의 아들(시80:17; 다7:13; 마8:20 … 계14:14)이기 전에 하나님의 아들(마2:15 … 요11:27; 행9:20; 히10:29; 요일4:14)로서 그 자신이 구원주(빌3:20)일 뿐 아니라 창조주(요1:3)와 심판주(롬14:12)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네오처럼 기계 세상의 절대권력자와 타협하며 구원을 이룬다고 하는 것은 결코 창조주와 심판주가 되시는 그리스도의 모습이 될 수 없는 것이며 또한 그러한 구원 자체도 진정한 구원이 될 수 없는 것이다. 5. 트리니티(Trinity) 매트릭스를 ‘기독교적 우화’라고 보는 관점 곧 키아누 리브스가 열연한 네오는 예수, 카리스마 넘치는 저항군 지도자 모피어스는 뱁티스트 요한, 매트릭스의 설계자는 창조주, 트리니티는 막달라 마리아 등으로 대입시키는 주장이 일반인들의 공감을 상당히 얻고 있다. 아마 이것은 워쇼스키 형제가 의도한 바와 틀리지 않다고 생각이 드는데 왜 하필이면 그들은 막달라 마리아로 보이는 배역에 삼위일체 하나님을 뜻하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을까? 네오가 죽을 때 그와 함께 있었고 또 네오가 부활하였을 때 처음으로 그를 보았으며 매트릭스로부터 네오가 돌아왔을 때 반갑게 얼싸안았고 네오가 부상당하였을 때 자기 옷을 찢어 치료한 것들은 분명 트리니티가 막달라 마리아로 여겨질 수 있는 대목들이다. 그러나 강렬한 사랑의 입맞춤으로 죽은 네오를 부활시켰고 시온에서 네오와 잠자리를 함께 하였으며 실명한 네오를 도와 기계 도시의 심장부로 들어가 자신은 죽고 네오가 기계 세계의 절대권력자를 만나 궁극적으로 시온을 구원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은 결코 막달라 마리아의 모습이 아니다. 그렇다면 트리니티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로는 네오의 연인이라는 것을 통해 예수님을 더욱 더 ‘인간미 넘치게’(?) 만들어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과 같이 예수님을 ‘스스로 그리스도라 여기는’ 수많은 ‘사람의 아들들’ 중의 하나로 격하시키는 역할이다. 둘째로는 네오를 비록 참된 메시야는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메시야 되게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메시야의 여인인 트리니티는 메시야 이상의 존재 곧 그 이름대로 삼위일체 하나님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이미 구약의 대언자 예레미야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삼위일체 하나님(LORD) 대신 하늘의 여왕(queen of heaven)을 섬겼던 사실(렘7:18, 44:17-19, 25)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계시록 17장에 나오는 큰 음녀(the great whore)의 SF 버전이라 할 수 있겠다. 6. 시온(Zion, Sion) 매트릭스로부터 벗어난 인간들이 마지막으로 은신하며 지낼 수 있는 곳 시온. 그곳은 기계들의 공격을 피할 수 있도록 땅 속 깊이 위치해 있는 인간의 마지막 도시이다. 여기에는 인큐베이터에서 태어나지 않은 정상적인 인간들과 또 간혹 네오처럼 매트릭스에서 탈출한 인간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이 인간 최후의 도시 시온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언제 기계들의 공격을 받을지 몰라 불안한 가운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리하여 이들이 벌이는 축제댄스는 몽환적이며 동시에 퇴폐적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결국 시온의 위치를 알아낸 기계들 곧 25만개의 센티넬이 오징어떼처럼 몰려와 마지막 남은 인류와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인간들이 사력을 다해 기계들의 공격을 막아보려 했지만 시온은 엄청나게 파괴되어 인류의 멸망이 거의 임박해졌을 때 네오의 살신성인으로 기계들의 공격이 멈추어져 시온에는 평화(?)가 도래하게 된다. 그렇다면 매트릭스의 시온은 성경에 나오는 시온과 같은 의미를 지녔다고 볼 수 있을까? 시온이 약속된 땅이며 그것이 메시야에 의해 이루어지리라는 가정은 비슷하다. “그분의 장막은 살렘에도 있으며 그분의 거처는 시온(Zion)에 있도다.”(시76:2, 이하 흠정역) 그러나 신약적 의미로서 시온(Sion)은 하나님의 교회(히12:22)를 뜻하며 동시에 하늘의 도시(계14:1) 곧 거룩한 도시 새 예루살렘(계21:2)을 의미하고 있다. 즉 성경에 약속된 시온에는 처음부터 불안이나 슬픔이나 울부짖음이나 아픔 들이 존재할 수가 없으며 다시는 저주가 있을 수 없다(계21;4, 22:3). 따라서 매트릭스의 시온은 성경과 전혀 상반된 상태이다. 또한 땅 속 중심부에 존재한다는 사실로 보아서는 매트릭스의 시온은 오히려 지옥(地獄, inferno, hell)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마12:40; 엡4:9; 눅23:43; 눅16:23-28). 7. 가상현실(Virtual Reality) 네오가 등장하는 첫 장면에서 그는 장 보드리야르의 책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의 속을 파내 자신의 해킹 프로그램을 보관하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이 장면 하나로써 매트릭스 시리즈가 시물라시옹(simulation)의 터 위에서 가상현실을 주제로 하여 전개되리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보드리야르는 시물라시옹에 네 가지 단계가 있다고 한다. 그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이미지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현실과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 되는데 이것이 바로 순수한 시물라시옹이라고 정의된다고 한다. 그리고 SF 백과사전에서는 가상현실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인간 뇌와 인공지능 사이의 직접적이고도 전기적인 인터페이스를 일컫는다. 접속된 사람에게 현실 속에서 상호작용하는 듯한 환상을 준다. 이 환상 현실의 현장은 인공지능을 넘어 인공지능이 소속된 데이터 네트워크 전체로까지 뻗어간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가상현실의 관점에서 보면 기억이란 뇌에 새겨진 외부의 전기 신호에 불과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혹시 우리는 매트릭스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우문 아닌 우문도 해볼 수 있겠다. 따라서 테크놀러지 사회가 완전한 실현을 이룬다면 현실과 가상현실을 완벽히 구별할 수 있을 것인지, 또 만약 구별이 된다면 그 기준은 무엇이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정답은 (곧 가상현실을 구별하는 기준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이는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 있고 권능이 있어 양날 달린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나누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의도를 분별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니 그분의 눈앞에서 드러나지 아니하는 피조물이 하나도 없고 오직 모든 것이 우리와 상관하시는 그분의 눈에 벌거벗은 것같이 드러나느니라.”(히4:12,13) 그러므로 우리는 모피어스를 통해 “매트릭스는 어디에나 있다”고 하는 말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를 통해 말씀하시는 바를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 “그들이 너희에게 거짓 환상(false vision)과 점술과 허무한 것(thing of nought)과 자기 마음의 속임수(deceit)를 대언하는도다.”(렘14:14하) 8. 진화(Evolution) 에이전트 스미스는 말한다. “진화야, 모피어스. 진화라고. 공룡들처럼 말이야. 창 밖을 봐. 너희 시대는 지났어. 미래는 우리 세상이야, 모피어스. 미래는 우리 시대라고.” 비단 이 대사뿐이랴.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의 기저에는 진화라고 하는 이데올로기가 깊이 뿌리박혀 있다. 또한 웹사이트를 최초로 만든 SF 작가인 로버트 소여(Robert J. Sawyer)도 다음과 같은 말로써 매트릭스에 나타난 진화론을 극구 칭송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몰락이 아니라 운명이라면 인간의 의식을 빠르고 강하고 불멸의 존재인 기계와 결합시킨다는 발상은 정말로 진화의 다음 단계 곧 최종단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확실하게 다음과 같이 창조를 선포한다. 온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분은 하나님이시다(창1:1). 창조 시작 엿새째 되던 날 하나님께서는 창조의 클라이막스로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셨고 또 그들을 남성과 여성으로 창조하셨다(창1:27).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다산(多産)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하셨다(창1:28). 그리고 자신이 만드신 모든 것을 보시고 ‘매우 좋았다(it was very good)’고 말씀하셨다(창1:31). 또한 창조주 되시는 예수님께서는 “좋은 나무가 악한 열매를 맺지 못하고 썩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하느니라.”(마7:18)고 말씀하셨다. 따라서 역사적으로 나타난 진화론의 열매를 보면 진화론이 어떠한 나무인지 금방 이해가 갈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진화론은 히틀러의 나치즘과 마르크스의 공산주의를 지지하기 위한 지적, 철학적 근거로 사용되었다. 이것은 지금 우리 사회에 암처럼 널리 퍼져있는 상대주의윤리를 위한 기초를 확립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배도, 무신론, 세속적 인본주의, 그리고 성도덕상의 자유주의를 촉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실로 인류의 일반적 복지와 정신문화는 이러한 자연주의 및 인본주의 철학이 생산한 결과로 인해 큰 피해를 받아 왔던 것이다. 9. 열매(Fruits) 그렇다면 이제 매트릭스로 인한 열매들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감독인 래리와 앤디 워쇼스키 형제 가운데 래리에게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매트릭스2’ 시사회장에 나타난 래리의 모습은 지난 1999년 매트릭스 때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4년전에는 수염을 기른 남자 모습이었는데 이번에는 귀걸이까지 한 곱상한 모습이었다. 측근의 말을 빌면 래리는 지난 해 시카고의 부모 앞에서 자신이 게이임을 밝히는 ‘커밍아웃’을 했으며 여성이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최근 래리는 정기적으로 여성 호르몬 주사를 맞고 있어 얼굴이 점차 여성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길게 기른 머리를 모자로 감추고 있는데 내년쯤이면 래리가 완전히 여성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한다. 1999년 4월 미국의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는 학생 2명이 900여 발의 총알을 발사해 학생 12명과 교사 1명을 죽이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발생 2주전 개봉됐던 ‘매트릭스’의 마니아였던 이들은 검은색 가죽과 트렌치코트로 대표되는 ‘매트릭스 패션’으로 인해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해 보복했다는 것이다. 2002년 10월 양아버지와 함께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워싱턴 일대에서 10명의 무고한 시민들을 저격살해, 세계를 경악케 했던 리 말보(18) 역시 영화 매트릭스의 환상에 빠져 있었다. 그는 법정에서도 전혀 죄책감을 보이지 않았으며, 증언대에 서서도 희생자들을 살해하던 당시를 회상하며 즐거운 듯 웃기도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는 체포되기 전 경찰에 전화를 걸어 “나는 신이다. 경찰은 도대체 누구를 상대해야 하는지 모르는가”라는 녹음을 남겼다. 지금은 감방 벽에 “매트릭스에서 너 자신을 구제하라”는 메모를 붙여놓고 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2003년 2월 버지니아주에서 부모를 총으로 쏴 죽인 19세 청소년은 법정에서 자신이 영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도 범행 당시 영화 주인공이 쓰는 것과 비슷한 총을 사용했으며, 트렌치코트를 즐겨 입었다. 또 자신의 방에 영화 매트릭스 포스터를 붙여놓고, 스스로 영화 속에 살고 있다고 믿었다고 변호사들은 전했다. 2003년 7월 6일 필라델피아에서는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처럼 검은색 옷차림을 한 3명의 청소년들이 총과 검으로 무장한 채 차량을 강탈하려다 체포됐다. 이들은 친구 세 명을 살해하고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 난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가장 연장자인 매튜 로벳(18)은 언어장애가 있는 동생을 놀린 아이들을 응징하려 했으며, 초등학교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 ‘적들의 명부’를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벳은 평소에도 네오의 옷차림과 머리모양을 흉내내고 다녔으며 스스로를 네오라고 칭하는 등 매트릭스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AP는 보도했다. 10. 뉴에이지(New Age) 성경에 따르면 사람은 책임 있는 피조물이다. 앞으로 우리는 우리의 행동과 동기에 대하여 창조주 앞에서 답변을 해야만 할 것이다(롬14:12). 그러나 우리가 현실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가상현실에서 살아간다고 믿거나 사람을 아무런 목적도 없는 진화 과정에 의해 생긴 생산물로 간주하게 되면 사람에겐 어떠한 도덕적 의무와 책임을 추궁할 수 없게 된다. 이 경우에 사람은 그저 꿈을 꾸는 상태이거나 아니면 단순히 자연에서 우연히 생겨난 한 생산물에 불과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은 자기가 저지른 악한 행동이 실제로는 일어날 것이 아니라고 믿었기 때문에 그랬다거나 아니면 그가 예전에 동물이었으므로 아직도 그 속성이 조금 남아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된 것이라고 변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온 인류가 계속해서 이러한 논리로 치닫는다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자신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제어할 수 있는 능력 곧 그 자신만이 소유한 유일한 능력 안에서만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가상현실과 진화론은 자신이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고자 시도하는 뉴에이지의 핵심사상과 필연적으로 맞아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즉 뉴에이지 운동의 핵심교리인 범신론(너희가 신들과 같이 되리라, 창3:5), 윤회론(너희가 정녕 죽지 아니하리라, 창3:4), 상대론(너희가 선악을 알리라, 창3:5), 밀교주의(너희의 눈이 밝아지리라, 창3:5) 등이 매트릭스 속에 가득 차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이는 “누구든지 그노시스파, 버클리의 형이상학, 불교, 피타고라스의 수학적 우주론, 신플라톤주의, 그리고 다른 많은 이데올로기적 관점에서 ‘매트릭스’에 관한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논평한 폴 폰태너(Paul Fontana)의 말이나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매트릭스의 신화적인 요소를 분명히 밝힌 워쇼스키 형제들의 말에서도 확증이 된다. 11. 인간과 기계(Man vs. Machine) 방화건 외화건, 단편영화건 블록버스터건 간에 우리가 요즈음 접할 수 있는 영화들은 거의 다 뉴에이지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수없이 쏟아져 나왔던 뉴에이지 영화들 가운데 유독 매트릭스가 튀게 되는 요인이 있다면 바로 인간과 기계와의 합일을 매우 유려하고 깊이가 있게 다뤘다고 하는 점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매트릭스가 보여주는 바대로 인간과 기계와의 합일은 정말 가능한 일일 것인가? 베스트셀러인 ‘영적 기계들의 시대(The age of spiritual machines)’의 저자 레이 커즈윌(Ray Kurzweil)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우리의 생물학적 사고 작용은 의외로 단조롭다. 인류는 대략 초당 1,026번의 연산을 수행한다.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숫자는 증가하지 않는다. 그러나 비생물학적 지능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내 계산에 따르면 교차점은 2030년대가 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특이점(singularity)이라 부른다." 또 선마이크로시스템즈를 설립하여 현재 이 회사의 수석과학자와 대표로 있으며 ‘인터넷계의 에디슨’이라 불리는 빌 조이(Bill Joy)는 다음과 같이 예견하고 있다.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로봇을 얼마나 빨리 만들 수 있을까? 컴퓨터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볼 때 2030년까지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능을 가진 로봇이 일단 나타나게 되면 스스로 복제를 통해 진화를 할 수 있는 로봇의 출현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성경은 이 엄청난 사건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고 있는지 다니엘의 말을 통해 살펴보기로 하자. “오 왕이여, 왕이 보셨으되 곧 큰 형상을 보셨나이다. 이 큰 형상이 왕 앞에 섰는데 그 광채가 찬란하며 그 형태가 두려우니 이 형상의 머리는 정금이요, 그의 가슴과 두 팔은 은이요, 그의 배와 두 넓적다리는 놋이요, 그의 두 다리는 쇠요, 그의 두 발은 얼마는 쇠요, 얼마는 진흙이었나이다. 왕이 이것을 보시더니 마침내 손을 대지 아니하고 깎아낸 돌이 이 형상을 치되 쇠와 진흙으로 된 두 발을 쳐서 그것들을 산산조각 내매 그 때에 쇠와 진흙과 놋과 금과 은이 다 산산조각 나서 여름 타작마당의 겨같이 되어 바람에 쓸려가 그들의 자리가 없어졌고 이 형상을 친 돌은 큰 산이 되어 온 땅에 가득하였나이다.”(단2:31-35) 바빌론의 느부갓네살 왕이 꾼 이 금속 형상에 관한 꿈은 형상의 머리부터 발까지 순서대로 세상 왕국이 일어날 것이라는 내용이다(단2:36-45). 그런데 다섯 번째 왕국 곧 쇠(iron)와 진흙(clay)으로 된 두 발에 대한 이해를 보다 잘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매트릭스 안에 살고 있나’의 편집자 글렌 예페스(Glenn Yeffeth)의 어휘정리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예페스는 인공지능을 ‘단순히 인간에 의해 프로그램된 것을 넘어 사고하고 창조할 수 있는 기계’라 정의하면서 이것이 인간과 똑같이 사고할 수 있는 지능적 기계라고 할 때 인간과의 차이는 생리학적 육체뿐이라고 설명한다. 즉 인간은 ‘유기체’이고 인공지능은 ‘금속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탄소, 수소, 산소 등으로 구성된 유기체는 곧 흙(Adam)이며 금속체는 쇠(iron)로 대표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세상의 마지막 때는 바로 인간과 인공지능인 기계와의 합일을 도모하는 시점인 것이다. 그리고 이 인간과 기계가 서로 완전히 결합될 것 같은 순간에 ‘손을 대지 않고 깎아낸 돌’ 곧 주 예수님이 재림하심으로 인해 세상왕국은 멸망하고 주님의 왕국이 영원히 서게 될 것이다(단2:43-45). 12. 매트릭스에서 나가며 최근 미국의 존스 홉킨즈 대학에서 맹인의 눈에 인공망막칩을 이식해 시신경에 영상신호를 전달해 보였다는 발표가 있었다. 아직까지는 간단한 문자나 기호를 겨우 전달하는 수준이지만 정교한 망막칩이 개발되고 신경의 신호 전달 방식을 더 연구하면 인공적 시각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나노기술 등의 빠른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뇌 공학이 가상현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간은 점차 단축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 매트릭스가 담고 있는 모든 메시지들이 과학이란 이름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더욱 더 효과적으로 전달이 될 것이다. 동시에 매트릭스 즉 뉴에이지의 철학 속에서 긍정(cons.)과 부정(pros.)으로 혼합된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해 무수한 영혼들이 더욱 더 진리의 길로부터 멀어지게 될 것이다. “이제 성령께서 밝히 말씀하시기를 마지막 때에 어떤 사람들이 믿음에서 떠나 유혹하는 영들과 마귀들의 교리에 주의를 기울이리라 하셨으니”(딤전4:1) “이는 때가 이르리니 사람들이 건전한 교리를 견디지 못하며 귀가 가려워 자기 욕심대로 선생들을 쌓아 두고 또 진리로부터 귀를 돌이켜 꾸며낸 이야기들을 따를 것임이라.”(딤후4:3,4) “정신을 차리라. 깨어 있어라. 너의 대적(對敵) 마귀가 울부짖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5:8) “오 디모데야, 속되고 헛된 말장난과 거짓되이 과학이라 불리는 것의 반론들을 피하며 네게 맡긴 것들을 지키라.”(딤전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