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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성경 기록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주신 것으로 교리와 책망과 바로잡음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디모데후서 3장 16절)

  • 그리스도인의 정치관(?)조회수 : 9809
    • 작성자 : 김용묵
    • 작성일 : 2012년 4월 9일 11시 56분 56초
  • 예전에 간증에서도 썼듯이, 본인은 소위 말하는 모태신앙이다. 그리고 기존 개신교회로부터는 별다른 실족이나 분쟁· 충돌이 없이 자연스럽게 분리가 이뤄졌으며(타지에서 학교 다님), 자습을 통해 KJV 진영에 입문했다. 기존 신앙 노선에다 KJV가 그대로 추가, 보충, 보강되는 형태로 신앙관이 발전한 사례이다.
     
    그래서 그 영향을 받아서 본인은 이단들에 대해서는 과격하게 비판하고 공격한 전적(?)이 있으나 우리나라 현대사나 교회사는 심지어 정치적인 관점도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다. 미우나 고우나 내 정신세계의 고향이니까. 예를 들면,
     
    - 우리나라 정부가 잘못한 것보다는 북한이 저지른 만행을 훨씬 더 규탄한다.

    - 과거의 독재 정권은, 민주화 인사나 용공분자들을 탄압하긴 했어도 예수 믿는 사람들을 괴롭힌 적은 없는데,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민주화 이후의 대통령들보다 그들이 더 카리스마 있게 훌륭한 큰일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 옛날에 좀 무고한 사람들이 정치 정적으로 몰려 죽은 것보다는, 오늘날 국가가 흉악범에게 사형 집행을 안 하고 있는 게 훨~씬 더 열불나는 일이고 그거야말로 인권 침해이다.

    - 한국 교단이 과거에 신사참배에 굴복한 것보다는(그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몇몇 순교자들, 그리고 1907년 평양 대부흥이라든가 제헌 국회가 기도로 시작한 것 등에 더 애착이 간다.
     
    이런 식이다.

    내가 자유가 있고 이만한 기독교 인프라가 있는 나라에서 태어난 덕분에 이를 바탕으로 KJV에 대한 믿음도 쉽게 추가될 수 있었다는 사상을 저변에 깔고 있다. ... (1)
    비록 모교회는 여전히 KJV를 잘 모르고 심지어 이단시하고는 있지만, 그건 걔네들 사정이고.
     
    또한 나는 우리나라 사회와 국가 제도에 대해 피해의식이 없다.
    그 열악하던 여건에서 그나마 이 정도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것이 다행이고, 옛날에 저질러진 부조리는 피아식별도 안 되던 시절에 어쩔 수 없이 필요했던 게 많았다고 생각한다. 세상 정부가 교회처럼 행동하길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우리나라 현대사에 피해의식이 많은 진영의 사람들이 대안으로 내세우는 시나리오가, 내가 보기엔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여겨지지가 않는다. 나중에 알고 보니 본인과 같은 사고방식은 대체로 우파 내지 보수라고 불리는 듯했다.
     
    나는 그 반대편 성향의 진영을 개인적으로 굉장히 싫어했다.
    현대사에 대해 편협한 정보로 자꾸 쓸데없는 피해의식과 반체제 의식을 조장하는 것이 아주 거북스러웠고, 또 그런 진영이 대체로 반기독교 성향도 강하며 반성경적인 사회 운동도 대개 그쪽 주관이니까 말이다. 체벌 반대, 동성애와 낙태 합법화, 사형 폐지 운동 같은 것들.
     
    글쎄다, 이런 사고방식으로 내가 미국 산골짜기에서 자랐으면 전형적인 redneck 같은 꼴통 부류가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개인적인 성향은 그렇다.
    난 오만하게도 킹 제임스 성경을 믿고 세상 정세를 성경으로 판단하는 크리스천일 정도이면, 사회· 정치관도 당연히 그런 쪽으로 기우는 게 마땅하다고 한동안 생각했다.
     
    비록 내가 국가 교회주의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재는 게 편이지 않은가?
    기독당 같은 것이야 정말 멍청한 짓이지만, 까놓고 말해 학생 인권 조례 반대 서명 같은 건 공감할 만하지 않냐 말이다.
     
    그랬는데 KJV 진영 내부에도, 교리적으로 알 거 다 알 만한 분들 중에도, 진보 성향이 강한(명백하게 성경과 어긋나는 교리는 제외하고 나머지 다른 성향이) 크리스천들이 적지 않다는 걸 훗날 알게 됐을 때 나는 굉장한 culture shock을 경험했다.

    왜 이런 일이 가능한지 연구와 분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얻은 해답은 이렇다. 이런 분들은 기존 개신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본인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들은 썩어빠진 기성 교계의 '대안'으로 기독교 안티 대신 KJV 진영을 선택한 관점이다. ... (2)

    기존 개신교회에서 정말 산전수전 다 겪고 힘들게 KJV 진영으로 오신 분들, 메이저급 교회에서 벌어지는 상상을 초월하는 교리적 배도와 부정부패, 몰상식한 짓들을 직접 본 분들은 기성교회들의 치부가 눈에 훨씬 더 빨리 들어오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공격하는 수준은 정말 어지간한 기독교 안티들을 능가한다. 심지어는 한국 교회의 역사에 대해서도 안 좋은 부분을 더욱 부각시켜 보는 듯하다.
     
    가령, 난 주기철 목사 같은 분을 존경할 줄만 알았지, 신사 참배에 굴복한 친일 기독교가 해방 후에도 그대로 한국의 주류 기독교계로 이어졌다는 식의 주장은 사실 여부를 떠나서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꿈에도 생각을 안 해 본 관점이었다. 한 마디로 놀랐다.
     
    요컨대 KJV 진영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다양한 경로로 이쪽으로 유입되었으며, 신앙 배경도 의외로 다양하다. 이것이 정치 견해라든가 기성 기독교계에 대한 호불호 차이로도 나타나는 듯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1)과 (2)를 비교해 보기 바란다.
     
    물론, 성경이야 두말 할 나위도 없이 정치 중립적이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데엔 수구 기득권층과 외세뿐만이 아니라 민중들도 똑같이 기여했다.
    한편으로는 부자들, 통치자들을 비판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백성들도 똑같이 악했다고 분명히 기록한다.
    그런 성경으로부터 한 논조만 뽑아서 자기 프로파간다의 정당화에 써먹는 것은 잘못이다.
    사실은, 세상에 왜 이런 지저분한 이념 대립이 생기는지조차도 성경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성장 배경과 취향의 특성상, 특정 논조에 대해 사람이 저마다 bias와 preference를 갖는 것 자체는 개인 자유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크리스천도 국가 시민이고,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허나 반역을 저지르는 것만 아니라면 이것으로 사람 인격을 판단하고 불필요하게 싸우는 일은 없어야겠다. 좌빨이든 수꼴이든 똑같이 죄인이고, 예수 믿어 거듭나면 각각 구원받은 좌빨과 구원받은 수꼴이 될 뿐이다. ^^;;
     
    아, 물론 상대방 편을 보고 네놈들이 하는 짓이 반역과 똑같다고 싸우는 경우도 있긴 하다. ㅜㅜㅜ 답이 없네 그럼. 그런 행위에 대해서는 주님께서 판단하시길 원한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2-07-18 14:57:59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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