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경 기록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주신 것으로 교리와 책망과 바로잡음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디모데후서 3장 16절)
※ 고전 테마
독립 침례교회들에서 쓰는 학원-_- 같은 책상이 아니라
그야말로 예배당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교회 특유의 롱시트를 기억하는가?
새벽 기도회.
예배 시각이 되면 가운을 입은 목사님이 종 한번 땡~치고서 근엄한 표정과 굵직한 목소리로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 다함께 새벽 기도회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안 한다.
"하나님께 새벽 '제단'을 봉헌하시겠습니다" 라고 한다. ^^;;
비슷한 논리로, 예배당이라는 말 잘 안 쓰고, 성전이라고 한다. =_=;;
(절간에도, 성당에도 어딜 가도 종은 있는데 우리 교회 같은 곳에는 없는 게 굉장히 이색적이지 않은가? 십자가만 없는 게 아니다. ^^) 가끔은 몇 박 몇 일 부흥회도 한다. 아주 카리스마적인 부흥 강사가 이끄는 열화와 같은 분위기에 매료되며, 그 끝은 언제나 주여 삼창 통성기도이다. 물론 단순한 분풀이 스트레스 풀이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 이런 걸 계기로 잠깐이나마 신앙을 각성한 경우도 있었다.
"나는 이래뵈어도 '주의 종'이라구. 나의 설교권은 하나님으로부터 난 거기 때문에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어. 어디 감히!"
이런 말은 아마 목사 제도 같은 거 싫어하는 분들이 굉장히 거부감을 가질 표현이다.
성도한테 그런 말을 했다면, 그건 교만이고 양들 위에 군림하려 하는(벧전 5:3) 자비심 없는 목회자의 객기이지만,
유아 세례 반대하다 파면 당했다거나, 일제 강점기 때 신사 참배 반대해서 교회가 폐쇄되고 목사가 잡혀 가는 그런 상황에서 밖에다 들으라고 한 말이라면.. 나름 용기와 믿음으로 한 말이지 않겠는가.
나는 권위주의는 싫어하지만 권위 자체는 전혀 반대하지 않는다.
목사님과 비슷한 연배인 분이 대표 기도를 할 때야 "목사로 세우신 ○○○ 형제님께" 라고 할 수 있지만, 아직 결혼도 안 한 새파랗게 젊은 애들은 더구나 우리나라 문화와 정서, 예의를 감안하더라도 목사님, 사모님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교회의 기둥인 장로님들은 대표 기도는 어쩜 그렇게 화려하게 잘 하시는지 모른다.
하나님의 성품을 나타내는 성구 암송으로 시작해서 원고(?) 없이 드리는 기도문은 한 편의 시조인데 구수함과 운율과 모음 조화, 리듬감마저 느껴진다. "우리를 위하야('위하여'가 아니다) 그 높은 하늘에서 내려와 미천한 피조물들을 찾아오시고 십자가에서 피흘려 죽으신 주님 등등등..."
그러므로 나는 모든 곳에서 남자들이 진노하거나 의심하지 않고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기를 원하노라. (딤전 2:8) 미국 명절하고 우리나라하고 무슨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추수 감사절 때는 강단 위에 오곡백과가 세팅되었고, <산마다 불에 탄다 고운 단풍에> 같은 아주 한국적인 찬송가를 불렀었다. (통일 찬송가에 있음)
주일 오전 예배는 목사님의 축도로 도장을 꽝 찍어야 참석한 걸로 영적 결제가 된다. ^^;;
목사님이 안 계실 때나 구역 예배가 끝날 때는 주기도문 암송이 마무리 프로세스이다.
거기에다 성대한 행사인 부활절, 성탄절 같은 것까지 들어가면 지면이 부족할 것이다.
이것이 본인이 어렸을 적, 교회에 대해 갖고 있던 추억이다.
빈정대려는 의도가 없음을 밝힌다.
저기서 변개된 성경, 이상한 은사주의, 구약 율법 잔재, 천주교 누룩, 비성경적인 관행 같은 것만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저런 분위기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며, 친근감을 갖고 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복음을 받아들인 우리 선조들이 그런 방식으로 교회 기틀을 세우고 그런 문화를 만들어서 기강을 잡은 것이기 때문에, 명백한 오류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일단 존중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고전 테마가 아니면....? 현대 테마가 있다.
※ 현대 테마
서울에서 살기 시작했으면 응당 유명한 큰 교회에 나가서 상류층 자제분들과 인맥도 넓히고, 유명한 목사님의 실물도 먼 발치에서나마 구경한다. 우리나라에서 교회만치 접근성 좋고 예쁜 여자도 많고, 사교 분야에서 가격 대 성능비가 뛰어난-_- 집단이 또 있겠는가.
유명인사 내지 연예인들의 간증 집회도 적지 않다. 역시 큰물에서 노니까 한국의 기독교계에서 행해지는 소위 문화 생활을 다 손쉽게 누릴 수 있다. 예배당 주위로 교인들을 고객으로 하는 은행, 음식점 같은 상권(?)이 발달해 있다.
성경도 읽기도 힘든 세로쓰기 붓글씨로 찍힌 구닥다리 개역성경이 아니라 이제는 최신식으로 세련되게 편집된 현대어 성경을 읽는다. 영어 공부도 NIV 같은 깔끔한 영어 성경을 읽으면서 한다. 사실 예배 때는 대형 스크린으로 찬송가 가사, 성구가 다 알아서 뜨기 때문에, 개인 찬송가와 성경책을 지참할 필요도 없다.
음악은? 최신 CCM들이 넘쳐난다. 찬양 예배, 열린 예배... 별 게 다 있다. 이런 교회는 성가대에 가입하려고 해도 오디션을 봐서 합격해야 하고, 지휘자들은 음대 교수 전문가 집단으로 그냥 물갈이가 돼 있다. 청년부를 지도하는 젊은 부목사-전도사는 해외 유학파이고 엄청 똑똑하며, 소위 신세대 문화란 것도 다 꿰뚫고 있다. 고리타분하고 언뜻 보기에 우악스러워 보이는 성경 본문을 어떻게 재해석하고 이 21세기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논의하는 데는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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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테마에 대해서는 내가 딱히 더 쓸 게 없다. 고전 테마에서 현대 테마로 넘어가려는 과도기 직전에 나는 교회 노선을 완전히 다른 곳으로 싹 바꿔 버렸기 때문이다. 즉, 현대 테마는 내가 경험한 적이 전혀 없다.
비록 고전 테마의 구수함도, 현대 테마의 세련됨도 부족하거나 없을지언정, 본인은 성경대로 믿고 행하며 거품/누룩이 없는 교회를 찾게 된 것에 하나님께 감사한다.
다만 한 가지 바라는 것... 지금 못 하고 있다는 게 아니라, 더욱 잘 했으면 하는 것은...
우리 같은 교회도 우리 진영만의 뿌리와 전통, 기강, 경험, 문화를 착실히 축적해 갔으면 좋겠다. 가령, 관행을 예로 들자면, 하계 수양회 때 침례를 주는 것, 성탄절 때 성탄 축제-_- 대신 복음 전도 집회를 하는 것은 우리 쪽 교회만의 좋은 고유 문화가 될 수 있다.
물론 무익하고 무의미한 족보, 뿌리 논쟁도 많다. 하지만 이것이 전적으로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불신자들이 그런 개념을 괜히 따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복음서에서 "너희가 사람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명령을 무효화한다"란 책망만 본 사람이라면, 그에 대한 대안으로 좋은 전통도 성경에 응당 나온다는 것을 꼭 알아야 한다. (살후 2:15, 3:6)
이거 뭐 킹 제임스 성경 들고서 자기네들만 옳다고 난리를 치더니만, 성도들은 자기 교회에 제대로 헌신하지도 않고, 머리만 굵고 입만 살아서 논쟁과 남 비판밖에 할 줄 모른다.. 자기네들끼리 단합도 제대로 못 한다(마 12:25), 이 교회 저 교회 떠돌아다니기만 한다. 뿌리도 없고 근본도 없다 ...
이거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아무쪼록 세월이 흘러, 고전 테마, 현대 테마에 이은 킹 제임스 테마가 이 땅에 잘 정착했으면 좋겠다.
이는 우리의 믿음이 후세에 잘 전수되어 "KJV 1세대가 다 자기 조상들에게로 거두어지고 그들 뒤에 다른 세대가 일어났으나 이들은 주를 알지 못하였으며"(삿 2:10a 변개)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2-07-20 12:45:20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