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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성경 기록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주신 것으로 교리와 책망과 바로잡음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디모데후서 3장 16절)

  • 나쁜 평판과 좋은 평판을 동시에 들으면서(라킨의 재창조 번역 시비) 조회수 : 16683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5년 9월 16일 22시 0분 8초
  • 안녕하세요?
     
    사도 바울은 우리 모두가 인정하듯이 신약 시대 가장 훌륭한 그리스도인 중의 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렇듯 위대한 그리스도인도 하나님의 사역을 하면서 칭찬만 받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때는 영예와 치욕을 또 어떤 경우에는 나쁜 평판과 좋은 평판을 동시에 들으면서 자신을 하나님의 사역자로 입증하였습니다(고후6:3-10).
     
    3 이 사역이 비난을 받지 않게 하려고 우리가 어떤 일에서도 실족거리를 주지 아니하며
    4 오직 모든 일에서 우리 자신을 [하나님]의 사역자로 입증하되
    많은 인내와 고난과 궁핍과 곤경과
    5 매 맞음과 옥에 갇힘과 소동과 수고와 깨어 있음과 금식 가운데서 그리하고
    6 순수함과 지식과 오래 참음과 친절함과 [성령님]과 거짓 없는 사랑과
    7 진리의 말씀과 [하나님]의 권능과 오른손과 왼손에 든 의의 병기로 그리하며
    8 영예와 치욕으로 그리하고 나쁜 평판과 좋은 평판으로 그리하였나니 우리는 속이는 자 같으나 진실하고
    9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하며 죽는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며
    10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며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소유한 자로다.
     
    위대한 사역자 바울에 비하면 저 같은 사람은 하나님의 사역자라는 명함을 내밀기도 부끄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크리스천 사역을 하면서 제가 당하는 영예와 치욕 그리고 나쁜 평판과 좋은 평판에 대해 제 마음을 여러분과 나누려고 합니다.
     
    저의 인생에서 1985년은 큰 의미가 있는 해였습니다. 박사 과정을 시작하면서 구영재 선교사님을 만나 천주교의 실체를 그때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들을 탐구하다가 클라렌스 라킨(Clarence Larkin)의 <Rightly dividing the word>(RDW)라는 귀중한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라킨은 저와 동일하게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로서 제도 기술을 사용하여 하나님의 진리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선도들로 만들고 책에 넣어 여러 가지 귀한 진리들을 명료하게 설명해 준 훌륭한 분입니다.
     
    위키 백과에 있듯이 1850년에 태어나 1924년에 죽은 그는 19세에 회심하였고, 32세에 성공회에서 나와 침례성도가 되었으며, 2년 뒤에 침례교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는 약 3년에 걸쳐 성경의 진리들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많은 선도들을 그린 뒤 1918년에 저 유명한 책 <Dispensational Truth(DT)를 완성했습니다. 이 책은 그 뒤 저자인 라킨에 의해 몇 차례의 개정 작업을 거쳤습니다. 그리고 라킨은 이 책을 줄여 핵심만 담은 RDW를 출간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그는 다니엘서, 계시록 등의 여러 책을 선도와 함께 만들어 보급하며 하나님의 진리들을 세상에 전파하였습니다.
     
     
    1909년에 스코필드(C. I. Scofield)는 세대주의 이론을 담은 ‘스코필드 참조(관주) 성경’(Scofield Reference Bible)을 냈는데 이 성경은 말 그대로 근본주의자들의 성경이 되어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C._I._Scofield
     
    이런 가운데 라킨의 책들은 스코필드 성경과 함께 근본주의자들에게 널리 퍼져 나갔습니다.
     
    스코필드와 라킨의 세대주의 요점은 교회와 이스라엘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당시 전혀 소망이 없이 살아가던 유대인들에게 여전히 소망이 있고 결국은 그들이 구약성경 기록대로 회복되어 자기들의 땅 팔레스타인에 돌아갈 것이라고 외쳤습니다. 실제로 1948년 5월에 이스라엘이 국가를 형성함으로써 스코필드와 라킨이 믿던 세대주의 체계, 즉 문자 그대로 성경을 읽고 해석해야 한다는 신학 체계가 올바르다는 것이 만천하에 입증되었습니다.
     
    사실 미국의 경우 침례교회가 대세이고 대부분의 침례교회는 장로교나 감리교 등과 달리 교회와 이스라엘이 다르다는 세대주의 체계를 따릅니다. 가장 유명하다는 댈러스, 밥존스, 무디, 남침례 신학교 등이 다 그렇게 믿고 가르칩니다. 사실 교회가 이스라엘을 대체했고 천년왕국이 없다고 가르치는 천주교와 장로교(혹은 개신교)의 ‘이스라엘 대체 신학’은 1948년 5월 이스라엘 재건 이후 종말을 고해야만 했던 인본주의 신학 체계입니다. 
     
    그러나 스코필드, 라킨 등이 이런 귀중한 진리를 잘 가르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창세기 1장 1절과 2절 사이에 큰 격변이 있었고 이때에 원래 있었던 지구가 파멸되어 지구가(땅이) 형태가 없이 비게 되었다는 재창조 이론(갭 이론)을 폈습니다.
     
    즉 “And the earth was without form, and void”라는 2절 말씀에서 그들은 ‘was’를 ‘became’으로 변개하였습니다. 이것은 스코필드 성경의 창세기 1장 2절 설명이나 라킨의 RDW 9쪽의 ‘The Chaotic Earth’ 부분에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이었던 이들이 이처럼 성경을 변개한 이유는 당시의 시대상과 관련이 깊습니다. 그것은 1850년 이후에 노도처럼 밀려드는 진화론의 가공할 공격을 감당할 마땅한 대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전까지는 누구나 지구와 우주의 나이는 6,000년 정도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진화론이 득세하면서 지구와 우주의 나이가 수십억 년 되었다는 주장이 세상에 퍼져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이것을 과학적으로 반박할 수 없었기에 대단히 극단적인 주장이었음에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재창조 이론을 수용하여 진화론의 주장과 성경이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위키 백과를 보면, 그 결과 버나드 램이라는 유명한 신학자가 서술하였듯이, 한때는 재창조 이론 혹은 갭 이론이 근본주의자들 대부분의 표준 해석이 되기도 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Gap_creationism
     
    그런데 위키 백과는 창세기에 갭 이론을 지지하는 구절이 없으므로 여러 사람들이 다른 성경기록을 바탕으로 갭 이론을 구축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자세한 것은 위의 위키 백과 링크에서 Biblical support 항을 참조하기 바랍니다.
     
    그러나 1960년 이후 6일 창조와 젊은 지구(Young earth)에 대한 과학적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제 갭 이론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소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가치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메이저 근본주의 신학교들이 갭 이론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이 이론은 과거 그리스도인들이 과학적 데이터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진화론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잠깐 의지했던 것입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위키 백과의 헨리 모리스와 켄 햄 편을 보기 바랍니다.
     
     
    저는 라킨의 책의 대부분이 옳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지만 재창조 부분에서는 쉽게 동의가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RDW의 7장 “The Spirit World”의 ‘Spiritism’ 부분에는 마귀들에 대한 묘사가 있는데 이것은 참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라킨은 RDW 93쪽에서 마귀들이 사람이나 짐승의 몸에 들어가 몸을 차지하려는 이유는 그들이 한때 몸을 가졌으나 ‘몸을 잃어버린 영’(disembodied spirits)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성경의 마귀들은 ‘아담 이전의 땅’(Pre-Adamic earth)에 살던 거주민들의 영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반역을 일으켜 지구는 망하게 되었고, 그 격변 중에 몸이 파멸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그들은 세상이 재창조된 이후에 한때 자기들이 살았던 지구에서 다시 몸을 얻기 위해 사람이나 짐승의 몸에 들어가려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실 이것만 보면 심지어 한국의 귀신론을 주동하는 베뢰아 파의 주장이 연상되기까지 합니다.
     
    라킨의 책 DT의 서문을 보면 그는 하나님께서 보여 주시는 대로 자신의 책들을 저술하였다고 담대하게 주장합니다. 그런데 과연 하나님이 마귀들에 대해 이렇게 대언하라고 하셨을까요? 솔직히 이것이 저의 큰 의문이었습니다.
     
    재창조 부분과 이와 관련된 마귀들 이론만 빼면 그의 책 RDW는 원래 책 제목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잘 구분하여 성경의 진리들을 명확히 보여 주는 매우 훌륭한 책입니다. 저는 RDW와 DT를 처음 접하고는 성경 읽는 재미에 빠져 얼마나 기쁘게 살았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라킨에 대한 사랑이 싹튼 이후에 저는 RDW를 번역해서 알려야겠다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1992년에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그 이후로 RDW를 번역, 출간하고 싶다는 열망을 이루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잘 아시다시피 RDW에는 여러 장의 선도들이 있는데 이것들을 그리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코렐드로우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선도들을 다시 그린 뒤 <다시 보는 성경>이라는 제목으로 1998년 3월에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때에 가장 염려가 되었던 것이 바로 재창조와 마귀들 이론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책의 34쪽에 16줄의 각주를 달아 이 책으로 베뢰아 이단 교리 등을 증명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시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책이 퍼져나가면서 독자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것이 바로 재창조와 마귀들 이론이었습니다. 이 책이 베뢰아 귀신론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냐고 묻는 분도 있었고, 여하튼 이 책의 다른 귀중한 진리들이 재창조/마귀들 이론의 장애로 인해 제대로 파급되지 못하고 외면당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포토샵 프로그램이 보편화되면서 RDW의 모든 그림을 컬러로 잘 그릴 수 있는 L 형제님이 나타나 그분에게 의뢰하여 스터디 바이블의 여러 선도들을 그리고 동시에 RDW의 선도들도 그렸습니다. 이러는 가운데 라킨의 책을 다시 출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RDW 원고를 교정한 뒤 라킨의 RDW를 1부로, 젤러의 <성경의 파노라마>를 2부로 해서 총 472쪽의 책으로 내려 하였습니다. 젤러의 <성경의 파노라마>는 세대주의의 일곱 세대를 성경적으로 설명하는 귀한 책입니다. 이 책을 선정한 이유는 세대주의를 공격하는 이들의 비난 즉 세대주의자들은 – 정확히는 극단적 세대주의자들임 - 시대마다 구원의 방도가 다르다고 가르친다는 해묵은 비난과 오해를 불식시키고 세대주의가 무엇인가를 정확히 보여 주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러 의견들을 고려하여 과거에 문제가 되었던 재창조/마귀들 이론을 책에서 빼야겠다고 작정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미 재창조는 사실이 아님이 확실히 밝혀졌고, 라킨의 마귀들 이론 역시 허구임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라킨이 살던 당시에는 재창조만이 유일하게 진화론의 연대와 성경을 조화시킬 수 있는 이론이었기에 라킨 같은 훌륭한 그리스도인들이 그 이론을 따랐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만약 라킨이 우리와 함께 21세기를 살았다면 재창조와 같은 명백한 비성경적 이론은 절대로 신봉하지도 가르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라킨의 책 2장인 ‘시대와 경륜’ 부분의 맨 앞에 3면에 걸쳐 창세기와 창조에 대한 몇 가지 이론을 설명하고, 재창조 부분에서는 마귀들 교리를 수용할 수 없음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시대와 경륜 선도에서도 왼쪽의 재창조 부분은 삭제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선도들을 그려 준 L 형제님 역시 재창조를 믿는 분이라 처음에 그릴 수 없다고 하였지만 제가 이 땅에서 일어날 모든 것을 책임질 것이고, 또 장차 그리스도의 심판석에서도 제가 분명하게 회계 보고할 것이라고 말씀드려 동의를 받아 그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만일 라킨이 지은 RDW의 저작권이 아직도 살아 있다면 저는 절대 그리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잘 아시다시피 이 책은 출간된 지 근 100년이 되어 가므로 저자의 저작권은 소멸하였고 이제는 누구나 사용해도 되는 공유 저작물(Public domain)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라킨의 책들과 선도들은 무료로 여러 곳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http://www.preservedwords.com/disptruth/title.htm
     
    위 사이트에서 분명히 밝혔듯이 라킨의 모든 책은 현재 저작권이 없습니다(All of Larkin's works have passed into the public domain).
     
    이것이 영원히 변치 않는 성경이라면 몰라도 사람의 성경 해석을 담은 책이므로 후대의 사람이 책에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삭제하고 그에 관한 각주를 달아 설명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사실 라킨의 책 1장의 성경 부분을 다루는 처음 5쪽도 성경에 대한 확신을 주기 위해 제가 직접 추가한 것입니다(참고로 1, 2장의 이런 부분들만 추가되거나 삭제되었고 나머지는 그대로임).
     
    재창조를 가장 널리 파급시킨 책은 라킨의 책이 아니라 근본주의자들의 성경이라 불리는 스코필드 성경입니다. 그런데 심지어 이제는 그 스코필드 성경 위원회조차도 재창조가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고 2003년부터 출간된 <스코필드 성경 III>(Scofield Reference Bible III)에서는 창세기 1장 주석 부분에서 과거와 달리 창조과학회의 ‘6일 창조와 젊은 지구’ 입장을 먼저 소개하고 그 뒤에 간극 이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왜 이러한 변화가 생겼을까요?
     
    그 이유는 현시대에 드러난 많은 증거들이 6일 창조 과학을 명명백백하게 입증하기 때문입니다. 100년 전에 재창조 간극 이론이 나올 때는 진화론에 대항할 무기가 크리스천들에게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순순한 의도로 간극 이론을 가지고 성경과 과학을 조화시켜 보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고 또, 그래서도 안 됩니다. 이미 과학의 많은 증거들 자체가 지구의 생성 연대가 얼마 되지 않음을(Young earth) 확연하게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사람의 이론과 성경 해석은 틀릴 수도 있고 그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 경우 과거의 잘못과 오류를 솔직하게 시인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이 성도로서 올바른 태도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바로 그 믿음에 따라 저는 라킨의 책에서 재창조와 마귀들 이론만 삭제하고 그에 관한 설명을 기재하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만약 앞으로 6일 창조와 젊은 지구 데이터가 바뀌면 어떻게 하려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일단 그럴 수는 없음을 말씀드립니다. 그 이유는 첫째로 성경이 그렇게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100년 전과 지금은 지구과학의 이해가 완전히 다릅니다. 불신자들도 이제는 진화론의 증거들이 허구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하나님을 믿지 않으려는 그들의 의지 때문에 진리를 옆으로 제쳐놓고 있을 뿐입니다.
     
    이렇게 해서 RDW는 2009년에 <성경 바로 보기>라는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때부터 킹제임스 성경 진영의 재창조를 지지하는 분들이 여러 모임을 갖고 저를 비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비난의 핵심은 제가 삭제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기에 ‘양심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미 2장에서 3쪽에 걸쳐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였기에 따로 언급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2쇄를 낼 때에는 27쪽에 다음과 같은 각주를 첨가하였습니다.
     
    “본서의 저자 라킨 역시 과학적 데이터가 부족한 시대를 살며 진화론의 거센 도전을 물리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재창조론을 수용하였으나 역자는 그가 기록한 1쪽 분량의 재창조 부분은 번역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인해 이 책의 다른 부분들이 평가 절하될까 염려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창조 그룹에서는 여전히 저를 불량한 양심을 가진 자로 여기고 매도하고 있습니다.
     
    이러는 가운데 어떤 분은 다음과 같은 말씀을 인용하며 제가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양심을 파는 사람이므로 멀리하고 피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는 이처럼 양심이 비뚤어진 목사가 어떻게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느냐고도 말합니다.
     
    또 마음이 부패하고 진리가 없어 이득이 하나님을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뚤어진 언쟁이 생기나니 너는 그러한 자들로부터 떠나라(딤전6:5).
     
    책을 출간해 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잘 알 것입니다. 출판 시장이 장기불황에 빠진 요즘 이런 책은 1년에 300권 정도 나갑니다. 한 번에 1000권을 인쇄하면 보통 평균 3년이 지나야 소진되는데 저희 출판사의 경우 컬러 선도까지 넣은 이런 책을 12,000-13,000원에 팝니다(다른 곳은 약 20,000원 선). 사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창고 임대 비용도 충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러한 책을 출간해 이윤을 창출하고자 하는 것일까요?
     
    또, 어떤 분은 제가 돈이 아니라 사상을 팔아 이득을 챙기려고, 즉 저를 따르는 무리를 많이 만들어 이득을 보고 영적 야심을 채우려 한다고 말합니다. 글쎄요? 저는 성경의 진리를 전하기 위해 고심했을 뿐 딱히 저를 따르는 무리를 생산하려 노력한 적이 없습니다. 또한 책을 읽고서 재창조든 6일 창조든 판단해서 선택하는 것은 당연히 독자의 몫이요 권리입니다.
     
    사실 저를 비난하는 분들도 재창조를 파급시키기 위해 다양한 책들을 펴내 널리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것 역시 다양한 물적 정신적 이득을 얻기 위해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한때 재창조를 믿다가 이미 오래전에 훌훌 다 털어버리고 지금은 성경대로 6일 창조를 믿으면서 목회를 잘하시는 한 목사님은 “목사로서 선한 양심이 있다면 어떻게 재창조를 믿고 성도들에게 가르칠 수 있나요?”라고 이야기하면서 그런 부분을 제가 삭제했기에 그 좋은 책을 마음 놓고 가르치고 소개한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오늘 제가 이야기하고자 한 바의 초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사람의 주관적 관점에 따라 어떤 대상이 극도의 비난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격려를 받기도 합니다.
     
    목사나 성경 번역자의 삶은 많은 경우 평생 마치 냉·온탕을 오가듯 영예와 치욕으로, 또 나쁜 평판과 좋은 평판을 번갈아 들어가며 자신을 하나님의 사역자로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는 삶입니다.
     
    교회에서도 문제가 생기면 목사는 나쁜 평판과 좋은 평판을 번갈아 들으면서 자신을 하나님의 사역자로 입증해야 합니다.
     
    사실 이러한 과정은 무쇠가 풀무불과 차가운 물을 번갈아 경험하며 단단해지듯이 모든 것이 사역자를 성숙하게 만드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하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동안 성경 번역을 두고 이견이 생겨 한때는 끈끈한 동료애와 신실한 마음으로 함께했던 여러 형제들이 저를 비난하고 떠나갔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의 갈등과 반목에 대해 과연 나는 무엇을 기준으로 올바르게 판단하고 사리를 분별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죽어서 그리스도의 심판석에 올라가 회계 보고하기 전까지 이 땅에서는 명료하게 해결되지 않는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 나약한 인간일 뿐이지만 설혹 친구나 가족이 떠나고 그로 인해 생살이 떨어져 나가는 아픔을 겪는다 해도 하나님만 바라보며 묵묵히 참고 견디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합니다. 세월이 흘러가며 켜켜이 쌓여만 가는 이 모든 오해와 불신이 저같이 미약한 사람의 해명으로는 결코 풀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 안에서 이런 굳은 확신이 있기에 저는 재창조 그룹의 비난을 달게 받으며 하나님께서 제게 맡겨주신 일을 마무리하고 주님께로 가서 그분의 심판석 앞에 설 것입니다.
     
    요즘 재창조 문제로 인해 저에 대한 비난이 도를 넘는 것 같아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분들의 영적 유익과 평안을 위해 오늘은 제 입장을 피력하였습니다. 또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공개함으로 혹시라도 한쪽으로 기우는 판단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물론 여러분은 제 의견에 동의해도 되고 안 해도 됩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제 양심이 이 사안에 대해 깨끗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관한 한 주님 앞에 설 때 두려움이 없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양심의 거리낌과 그리스도의 심판석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참된 자유가 주어지길 소망합니다. 
     
    샬롬
     
    패스터
     
    (*) 끝으로 창조/재창조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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