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형제들이 하나가 되어 동거함이 어찌 그리 좋으며 어찌 그리 기쁜가!
(시편 133편 1절)
그래서 창 1:22과 1:28절을 다시 찾아서 읽어 봅니다. (1:22) And God blessed them, saying, Be fruitful, and multiply, and fill the waters in the seas, and let fowl multiply in the earth. (1:28) And God blessed them, and God said unto them, Be fruitful, and multiply, and replenish the earth, and subdue it: and have dominion over the fish of the sea, and over the fowl of the air, and over every living thing that moveth upon the earth. 22절에서는 동물들에게 바다를 채우라고만 하시고 별 다른 추가 말씀을 하지 않으셨는데, 28절은 땅을 채우라고 하신 다음 추가로 더 말씀하신 내용이 있네요. - 땅을 정복하라. 또 바다의 물고기와 공중의 날짐승과 땅 위에서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지배하라. 그러고 보니, 땅을 채우는 사람은 앞서 창조하신 생물들에 대한 정복자요 지배자네요. 왜 그렇게 하셨을까요? 그 이유는 사람을 지으실 때 애초부터 그렇게 하시려고 작정하셨기 때문입니다. 26절에 보면 그런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1:26) ¶ [하나님]께서 이르시되, 우리가 우리의 형상으로 우리의 모양에 따라 사람을 만들고 그들이 바다의 물고기와 공중의 날짐승과 가축과 온 땅과 땅에서 기는 모든 기는 것을 지배하게 하자, 하시고 그러니까, “우리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특별한 존재이고, 그래서 다른 창조물들을 정복하고 지배하게 하셨구나, 마치 하나님께서 그리 하시는 것처럼”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사람들을 ‘특별한 백성’이라고 하신 것처럼, 우리 사람은 다른 창조물과는 다른 특별한 창조물로 보시는 것이네요. 그래서, 사전에서는 사람과 동물을 한데 묶어 ‘replenish’로 사용하는 것으로 표시해 두었지만, 그에 상관없이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관점에서 사람이 채우는 것은 ‘replenish’, 동물이 채우는 것은 ‘fill’로 구별하기를 원하셨네요. 딤후 2:15에서 성경 기록을 바르게 나누라고 하신 말씀이 여기에도 적용되어야 하나 봅니다.
그러면, 여기에서 성경의 내장 사전에 ‘replenish’의 의미를 “사람이 채우다”라고 정의해야겠습니다. 그런데, 다른 성경 기록에도 이 단어가 사용되어 있는데, 이 정의대로 해석하면 될까요? 한 번 살펴 보겠습니다. (9:1) And God blessed Noah and his sons, and said unto them, Be fruitful, and multiply, and replenish the earth. (9:1) [하나님]께서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다산하고 번성하여 땅을 채우라. 창 9:1에서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땅을 채우라고 하시는 상황이니까 ‘replenish’로 말씀하셨고, 이 말씀을 받는 대상은 동물이 아님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앞의 내장 사전 정의가 여기에서도 바르게 적용된다는 것이 확인이 됩니다. 성경의 다른 용례들도 모두 확인해 보겠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바로는, ‘replenish’가 사람 또는 하나님이 주어인 문장에서 사용되었고, 동물이 주어인 용례는 없습니다. 따라서 위에서 정의한 ‘사람이 채우다’란 뜻에 배치되는 용례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어로 사용된 것은 예외적인 사례이지만, 개념상으로는 배치되지 않습니다. ** 참고: 사전에서는 ‘replenish’의 사용 예로서 “사람이 ~으로(사람 또는 동물로) 어디를 ‘채우다’”라는 형식으로 해서, 채우는 대상을 ‘with + (동물 또는 사람)’의 부사구 형태로 사용한 예가 나와 있기도 합니다. (예: I have replenysshed my pastours with catall, and my pondes with fysshe.) 그러나, 성경의 용례는 이처럼 부사를 동반하여 ‘채우다’를 표현한 곳이 한 군데도 없습니다. 모두 부사구의 목적어가 주어가 된 형태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주어는 복수입니다. 수동태의 경우는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다수의 그 무엇이 주어를 ‘채우는’ 것으로 사용되었는데, 이 경우도 주어는 사람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 목적어가 달라서 다른 동사를 쓸 수 있다. (22절) 다산하고 번성하여 바다의 물들을 채우고 Be fruitful, and multiply, and fill the waters in the seas (28절) 다산하고 번성하여 땅을 채우라 Be fruitful, and multiply, and replenish the earth 22절은 목적어가 바다의 물들(the waters in the seas)이고, 28절은 땅(the earth)입니다. 바다를 채운다는 것은 바다 속을 채운다는 것이고, 땅을 채운다는 것은 지면 위를 채운다는 것이니까, 두 가지의 채우는 용기가 서로 다른 형태인 것은 사실이나, 채우는 동물이나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는 자기들이 채우는 곳이 자기가 사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동일하고, 또 이 목적어가 달라짐으로 인해 ‘채우다’의 의미로 달리 사용되는 동사를 찾을 수 없으므로, 이것은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겠습니다. 3. 의미가 달라서 다른 동사를 쓴 것일 수 있다. 논거: 흠정역 번역에서는 22 절의 ‘fill’을 ‘채우다’로 번역하고, 28 절의 ‘replenish’도 동일하게 ‘채우다’로 번역하였는데, 동사의 단어를 다르게 쓴 이유가 있으므로 동일하게 번역하지 말고 ‘replenish’의 여러 의미 중에서 다른 뜻을 채택하는 것이 두 동사를 다른 단어로 번역한 영어 킹제임스 성경 번역자들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다. 성경 기록들의 다른 구절들을 참조해 볼 때 세상은 재창조되었으며, 옛 세상은 물의 넘침으로 멸망하였기 때문에, 이번에 창조된 사람이 땅을 채우는 것은 다시 채우는 것이다. 창 9:1에서도 노아의 홍수로 땅의 동물들을 쓸어버리신 후 하나님께서 똑같이 “Be fruitful, and multiply, and replenish the earth.”라고 하신 것을 보면, 성경 내장 사전에서 ‘replenish’는 ‘다시 채우다’는 의미임이 분명하다. ‘replenish’의 여러가지 뜻 중에서도 이에 부합하는 뜻(다시 채우다)이 있다. 수정안: ‘채우다’로 해서는 안 되고, 당연히 ‘다시 채우다’로 번역해야 한다. 평가 및 반론: (1) 성경 내장 사전은 어떤 단어가 성경에 처음 나온 곳의 의미가 그 단어의 뜻을 정의하는 것인데, 나중의 창 9:1에서 뜻을 정의 내지 확신하고 그것을 창1:28에 거꾸로 가져와서 그 곳의 뜻을 풀이하는 것은 역적용하는 원칙 위반이지 않은가요? 그 논거는 제척됩니다. (2) 흠정역에서는 ‘replenish’의 사전적 의미 중에서 ‘채우다’가 적절한 번역이라고 판단하고 그것을 채택했는데, 위의 논거에서는 다른 의미 ‘다시 채우다’를 적절한 번역이라고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하나의 단어가 다수의 의미를 가지는 ‘다의성’은 어떤 언어에서나 다 있지만, 이 경우처럼 동일한 의미 ‘채우다’에 ‘다시’라는 반복 개념만을 추가해서 다른 의미의 단어로 사용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아니 있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 단어를 사용할 때 혼란이 야기되기 때문입니다. 다의성이란 서로 다른 의미가 한 단어 안에 다수 있는 것이고, 의미가 같은 경우에도 사용처가 다른 경우에라야 혼란이 초래되지 않습니다. 같은 의미로 같은 사용처에 동일한 단어를 반복성만 추가해서 쓰는 다의성은 있을 수 없습니다. 아래 예화를 보기 바랍니다. |